[기획] 자연의 질서 지키며 동물과 상생···생태계 복원·기후위기 극복 앞장

비단벌레 복원, 울산형 생물다양성 보전의 첫 단추 1-보전과 관광 사이…멸종위기종 보호구역 과다라마 국립공원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의 ‘과다라마 국립공원’ 3만4,000㏊ 규모…스페인 전체 종의 45% 서식 아폴로 모시나비 등 대표적…연 관광객 200만명 공원내 10만명 거주에도 보호 규정·규율 등 지켜 정부, 연 공원관리비용 44억 투입해 개체 보호

2024-11-17     김상아 기자
스페인 과다라마 국립공원 전경
 
스페인 과다라마 국립공원 입구.

지구의 기후위기 극복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에 치우쳤던 패러다임이 생물다양성 보전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가 멸종위기종 복원인데, 최근 울산의 한 사회적기업인 '숲속의 작은 친구들'이 신라시대 왕족이 장식으로 사용한 비단벌레 증식·복원에 나섰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활동은 물론, 신라시대 유물을 비롯해 역사의 발자취도 연구할 수 있는 귀한 과정이다. 또 비단벌레 증식·복원을 시발점으로 국내 최초 '멸종위기종 곤충 보호센터'를 설립하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멸종위기종 곤충 보호센터가 생기면, 자체 연구를 비롯해, 교육, 관광 등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지역기업들의 전폭적인 투자는 물론, 울산시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한데, '지속 가능한' 가치를 중시하는 유럽의 생물다양성 보전 사례를 통해 울산지역만의 생물다양성 보전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때다. 편집자 주
 

과다라마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대표적 멸종위기종 곤충 아폴로 모시나비(Parnassius apollo).
스페인 과다라마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대표적 멸종위기종 스페인 달나방(Graellsia isabellae).
멸종위기종 서에스파냐 아이벡스.
멸종위기종 독수리(Aegyphus monachus).
멸종위기종 흰눈썹울새(Luscinia svecica, bluethroat).
멸종위기종 이베리아 에메랄드 도마뱀(lacerta Schreiberi).

#스페인 한복판 멸종위기종 서식지 '과다라마 국립공원'

스페인 한가운데 위치한 과다라마산맥(Guadarrama Mountains, Mounts)은 수도인 마드리드 서부에서 불과 1시간 거리인 4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남서 방향으로 약 200km에 걸쳐 뻗어있다.

이중 보호구역이었던 지역을 지난 2013년 6월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개장했는데 면적이 3만4,000ha(3억4,000만㎡) 규모에 달한다. 유럽에서도 특이한 고산호들이 있고, 산맥이 높아 마드리드 북서쪽 지붕이라고도 불리는데, 고립된 보호지역이었던 만큼 다양한 종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서식 동물만 놓고보면 스페인 전체 종의 45%, 유럽의 18%가량이다. 이중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도 자주 볼 수 있다.

파블로 산후안베니토(pablo. sanjuanbenito) 과다라마 국립공원 디렉터는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1,500종 이상의 종들이 공원에 서식하며, 최근 1년 동안에도 26종의 곤충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대표적인 멸종위기종 곤충으로는 아폴로 모시나비(Parnassius apollo)와 스페인 달나방(Graellsia isabellae)을 꼽을 수 있다.

아폴로 모시나비는 나비목 호랑나비과의 곤충으로 주로 꽃이 많고 햇빛이 잘 드는 높은 고도의 산악지역에서 서식하는데, 적절한 서식지가 많지 않다. 과다라마 산맥에도 77개체가 서식하고 있었는데, 최근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스페인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보호조치를 시행 중이다.

실크나방과에 속하는 스페인 달나방은 19세기에 처음 발견돼 엘리자베스 2세를 기념하는 학명을 얻었다. 이베리아반도 토착종으로 현존 가장 크고 아름다운 유럽 나방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블로 디렉터는 이 밖에도 스페인 아이벡스(Capra pyrenaica)의 아종인 서에스파냐 아이벡스(Capra pyrenaica victoriae), 독수리(Aegypius monachus), 흰눈썹울새(Luscinia svecica, bluethroat), (이베리아 에메랄드 도마뱀(lacerta Schreiberi) 등이 국립공원에서 사랑받는 멸종위기종임을 소개했다.
 

스페인 과다라마 국립공원 내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사슴을 데려가지 말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과다라마 국립공원 산 입구에 적힌 'SI TE LO LLEVAS MORIRA' 안내문.

#200만명이 찾는 멸종위기종 보호구역

놀라웠던 부분은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서식해 관리하는 구역임에도 이곳 과다라마 국립공원을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는 것이다. 트래킹, 승마체험, 투어 상품이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관광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공원 내 호수에서 송어 낚시를 하기 위해 차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취재진이 찾은 지난 10월 17일에는 비바람이 불어 아쉽게도 많은 방문객 인파, 멸종위기종 등 야생 동물은 만날 수 없었는데, 차에 탑승해 공원을 둘러보는 사람들, 버섯을 채취하러 오는 몇몇 인원들이 오가는 것만 봐도 평소 날씨가 좋을 때 얼마나 많은 유동인구가 있을지 짐작케 했다.

또 국립공원을 돌아보던 중 곳곳에서 주거지역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공원 내에만 10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울주군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국립공원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공원 보호를 위해 주민들이 특별히 지켜야 하는 규정이 있냐는 질문에 파블로는 "도심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이런 운영이 가능한 이유는 아주 기본적인 규율을 모두가 지키기 때문이다. 산 입구에는 새끼 사슴 사진과 함께 'SI TE LO LLEVAS MORIRA'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데려가면 죽을 것이라는 의미다. 과거에는 어미와 떨어진 새끼 사슴이 종종 혼자 있는 것을 보고 데려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사슴을 데려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파블로 산후안베니토(pablo. sanjuanbenito) 과다라마 국립공원 디렉터가 과다라마 국립공원 내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 해 관리예산만 44억원

국립공원 환경 유지를 이유로 크게 규지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스페인 정부는 연간 관리비용만 300만유로(44억원 가량)를 쓰고 있다. 국립공원 보호 관리 인력이 20명, 이들을 보조하는 인력이 20명이 있는데, 보호 관리는 주로 야생종의 서식지 보존에 특별히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검정색 대머리 수리의 경우 전 세계에 6,000마리 정도가 남았는데, 이곳 국립공원에만 500마리가 있어 서식지 근처 접근과 소음 발생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또 관광객을 대하는 인력이 별도로 40명 근무한다.

파블로 디렉터는 "지속적인 관리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기후 변화, 환경 오염 등이 맞물리면서 많은 야생종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곳 공원 내 개체들을 보호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 대한 관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사진=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파블로 디렉터 제공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