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스페인 전역 식재료 밀집···생물 다양성 보전 노력 '산실'
[비단벌레 복원, 울산형 생물다양성 보전의 첫 단추] ③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1840년대 형성 전국 각양각색 식재료 모여 성수기 하루 방문자만 30만명 '유럽의 키친' 성당 등 현지 명소와 연계 주요 관광지 각광 스페인 정부, 생물 다양성 보전 다각도 노력 EU와 다양한 환경·토양 보전전략 공동 이행 국제기구와도 멸종위기종 보존 등 적극 협력
전 세계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 구엘 공원(Park Guell), 까사 바트요(Casa Batllo), 까사 밀라(Casa Mila) 등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의 유산들과 함께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손꼽히는 곳이 보케리아 시장(Mercat de la Boqueria)이다.
연간 수천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가는데, 스페인 전역의 각기 다른 기후와 환경에서 생산되고 채집한 신선한 재료들이 끊임없이 밀집되기 때문이다. 이 원천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스페인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세계적 관광지가 된 농수산물 장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전통시장인 보케리아 시장의 역사는 12세기부터다. 바르셀로나로 들어오는 출입문 중 하나인 '플라 데 라 보케리아'에서 농부와 도축업자들이 모여 채소와 고기 등을 팔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는 게 정설이다. 18세기에 바르셀로나 시가지가 확장되며 출입문이 철거됐고, 시장은 산호세 수도원의 밭으로 장소를 옮겼다. 19세기 들어서는 산호세 수도원이 사라졌는데, 그 자리에 보케리아 시장이 자리 잡았다. 1840년대에 구조 확장과 건축 개선을 거쳐 본격적으로 개장했고, 1914년 현대적 건물로 재건축돼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베리아반도에 있는 스페인은 북쪽으로 피레네산맥, 동쪽으로는 지중해, 서쪽으로는 대서양을 끼고 있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은 물론 연중 온화한 기후, 비옥한 토양까지 갖추고 있어 올리브, 토마토, 오렌지 등 과일·채소뿐 아니라 고기와 해산물까지 각양각색의 식재료가 넘쳐난다.
이 식재료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보케리아 시장이다. 이 때문에 '유럽의 키친'으로도 불리는데, 성수기에는 하루 방문자만 30만명이 넘는 '핫 스폿(hot spot)'이 됐다. 이 효과로 공식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간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는 200여개 점포에 상인과 직원들, 청소, 보안 등 관리자들까지 종사자 수만 수백명에 달한다.
#근본은 생물다양성 보전 위한 노력
보케리아 시장이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는 세계에서 관광도시 바르셀로나의 효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불리우는 람블라스 거리(La Rambla)에 접해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출발은 '그래프라운드 카운트(땅의 품질과 사용)' 개선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스페인 정부의 노력 덕분이다.
스페인은 농업이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 전체 국토의 25%가량인 25만㎢가 농업용 토지로 사용되고 있다. 또 이 중 50%가 경작지로 사용된다. 주요 작물은 올리브, 포도, 밀, 옥수수, 감자, 파프리카, 과일 등이다.
스페인은 올리브와 함께 와인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꼽히는데, 특히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땅의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라 만차(La Mancha), 라 리오하(La Rioja), 카탈루냐(Catalunya) 지역이 포도 재배로 유명하다.
또한 소와 돼지, 닭 등의 축산업에도 많은 땅을 할당하고 있다. 특히 이베리안 돼지는 최고의 미식 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하몬(jamon)과 같은 고급 육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스페인은 유럽연합(EU)의 공동농업정책(CAP, Common Agricultural Policy)에 따라 다양한 환경과 토양 보전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 특히 EU의 농업환경기후(AGRI-ENVIRONMENT) 프로그램은 농업 생산 활동을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주요 정책으로는 유기농업, 저탄소 농업, 기술적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을 촉진하고 토양의 침식을 방지하고, 토양의 유기물과 수분 보유 능력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보전적 농업 기법(Conservation Agriculture)을 장려하고 있다.
또 토양 보호법(Ley de Proteccion y Uso Sostenible del Suelo)을 통해 토양 퇴화 문제를 해결하고, 안달루시아, 카탈루냐 등 산악 지역에서 발생하는 토양 침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림 복원과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법과 규제를 제정해 실행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풍성함을 제공하는 축복받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생물다양성 연구와 국제 협력
스페인은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세계자연보전기구(WCS), 유엔 환경 계획(UNEP) 등과 협력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EU의 자연 보호 구역 네트워크인 'Natura 2000'와 생물다양성 보전 법률,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스페인 국토의 약 27%가 Natura 2000에 포함돼 있어 국가의 환경보호는 물론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사진=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