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스포츠클럽 전환, 학교 운동부 부활 '열쇠'
[울산을 파고 든다_학교 운동부가 사라지고 있다(하.끝)] 대현초, 야구부 해체 클럽 전환 선수 20명 각 지역서 찾아와 배워 학성고, 3년 전 클럽으로 전환 학생선수 36명 K3리그 유소년팀에 공공스포츠클럽, 학생선수 구성 즐기며 전문 선수 배출 기반 제공 여러학교 학생 참여 선수 수급 수월 울산, 축구 10곳·야구 3곳 전환 운영 교육청, 종목·학생수 따라 예산 지원 학령인구 감소에 운동부 속속 해체 시교육청, 순차적으로 클럽 전환 학생선수 발굴·육성 등 조례 제정도
사라지고 있는 학교 운동부를 되살리는 방안으로 추진 중인 공공스포츠클럽 전환은 이미 일부 학교에서 진행이 되고 있다.
해당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 내 모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스포츠 활동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는 점 등이 학교 운동부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공공 스포츠클럽이 단순한 체육 활동의 장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 등의 선순환 구조 정착 등의 우려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야구 꿈나무, 울산 각지에서 집합
수업이 모두 끝난 울산 남구 대현초등학교의 오후 4시, 학교 운동장에 유니폼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학교에서 운영하던 기존 야구부가 해체되고 '대현초베이스볼 스포츠클럽'으로 전환된 뒤의 학생 선수들이 훈련하기 위한 것이다.
총 20명의 선수들은 대현초등학교 학생을 비롯한 남구, 중구, 북구, 울주군 등 울산 각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찾아와 야구를 배우고 있다. 북구에 위치한 강동초등학교, 울주군 언양 등에서 오는 학생도 있다. 3명은 취미반이고 나머지 17명은 선수반으로 훈련, 대회 참가 등 참여 형태는 같지만 한 주에 훈련하는 횟수에서 차이가 난다. 대현초는 운동장과 기존 훈련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대현초베이스볼 스포츠클럽 감독은 "학교 운동부(교기)로 운영됐을 때는 배우고 싶은 종목이 있으면 해당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 절차상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공공스포츠클럽은 그렇지 않아도 된다. 진학의 경우 공공스포츠클럽이 운영되는 제일중학교로 가기도 하지만 가까운 곳으로 진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클럽의 한 학부모는 "스포츠클럽 관리시스템이 명확하다 보니, 회비 이외에는 지급하는 게 없다. 이런 부분은 훨씬 청렴해진 것 같다. 또 옛날 운동은 배우려면 그 학교로 전학 가야 했는데, 지금은 학교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할 수 있다. 다만 대회에 한 번 나갈 때마다 행정 처리가 번거로운 건 불편하다. 아무래도 체육 특기생이 없는 학교들은 담임 선생님이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서 상황 설명하고 학교장 확인서를 받는데 많은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5년 엘리트 선수 육성,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이어져
정우영(울산HD), 이재성(마인츠) 등의 선수를 배출하며 지난 1979년부터 축구부 역사의 명맥을 이어온 학성고등학교는 3년 전 운동부(교기)에서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전환됐다.
과거 학성고 축구부 지도자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제명 당하며 학교와 계약 해지됐지만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지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학성고FC에서 뛰고 있는 학생 선수는 총 36명. 모두 학성고등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K3리그의 울산시민축구단 유소년팀으로도 지정돼 있다.
학성고FC 감독은 "엘리트 선수 육성 방향으로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초·중학교 공공스포츠클럽 같은 경우에는 취미, 엘리트 육성이 혼합된 형태로 운영될 수 있지만, 고등학교는 다르다. 대학입시 영향이 크다"며 "공공스포츠클럽에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도 취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는 지난해 학생선수를 대상으로 야간 영어 공부를 했는데, 현재 예산이 없어서 중단된 상태다. 모든 과목을 공부하지는 못하더라도 영어 등 한 과목만이라도 추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공스포츠클럽 전환
공공스포츠클럽이란 학생선수로 구성돼 법인 또는 단체가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이다. 학생들이 일상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가운데 전문선수가 배출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특징이 있다. 또 여러 학교의 학생 선수들이 한 학교를 거점으로 클럽에 참여하기 때문에 기존 해당 학교의 학생들만 대상 운영하는 운동부와 달리 선수 수급 부담이 덜하다. 울산은 지난 2020년부터 운영 특성상 다수의 학생 선수를 필요로 하는 야구·축구 종목을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전환했다.
이달 현재 울산에서 운영 중인 공공스포츠클럽은 축구팀 10곳, 야구팀 3곳. 대부분 지난 2020년, 2021년에 운동부 해체 후 클럽으로 전환돼 운영 중이다. 시교육청에서 종목·학생 수에 따라 예산을 지원하고, 학부모가 회비를 납부한다. 한 학교의 경우 지난해 1억3,000만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들의 협의를 거쳐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전환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학교에 시설을 지원하고 지원금을 10년간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축구의 경우, 교육청, 울산시체육회, 축구협회가 모인 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전반적인 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운동부 미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년 내로 상당수 학교의 학교 운동부가 사라질 거라는 부정적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울산시교육청도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교육청은 장기적으로 학교 운동부를 클럽으로 전환하고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잡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체 운동 종목을 대상으로 학교 운동부의 방향을 제시했고, 교내 훈련장이 없는 볼링, 다이빙, 양궁, 롤러 등의 종목을 우선으로 점차 클럽 전환을 늘려갈 계획이다. 일부 종목은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관련 조례도 제정될 예정이다. 교육청은 지난 11월 '울산광역시교육청 학생스포츠클럽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학교운동부 운영 방식 다양화를 위해 학교스포츠클럽 육성 및 지원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통합을 위한 학생선수 발굴 및 육성 시스템을 개선함 등을 제정이유로 설명했다. 조례에는 학생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학생스포츠클럽지원센터 설치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으면 거기서 또 우수한 선수들이 발굴된다.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를 운영하고, 거기 참여하는 학생 수도 늘고 있다. 지원 역시 많이 하고 있는 편이다. 올해 운영한 '꿈이음스포츠교실'도 효과가 있었다. 일반 학생들이 펜싱, 양궁, 스쿼시 등의 종목은 배울 기회가 별로 없는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문 스포츠 종목 체험기회를 늘리며 체육 활동을 일상화하는 프로그램이다"고 설명했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