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외도 의심해 물고문 '비정한 남편', 징역 6년 선고

흉기로 찌르기 등 무차별 폭행 자녀들도 학대···아들이 경찰 신고 10년 구형 검찰, 불복 항소 '주목'

2025-01-23     정수진 기자
울산지방법원.

"아들, 엄마 죽을 것 같아. 경찰에 신고해줘."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은 지난해 4월 "엄마가 위험해요"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현장에는 남편으로부터 심하게 두들겨 맞은 아내가 있었다. 경찰은 남편 A씨를 현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남구에 사는 40대 남성 A씨는 아내 B씨를 상습적으로 때렸다. 흉기를 이용해 허벅지 등을 수차례 찌르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 샤워기를 이용해 아내 입에 물을 30분 이상 뿌리는 등 고문에 가까운 행위도 벌어졌다. A씨는 아내의 얼굴, 복부, 옆구리 등을 무차별적으로 때렸고, 급기야 아내는 기절까지했다. A씨의 구타에 저항할 수도 없었던 아내는 갈비뼈에 금이 가 병원에서 6주 동안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아내가 외도한다는 망상까지 하며 의처증에 가깝도록 아내를 협박했다.

A씨는 "네가 바람 핀 영상을 갖고 있으니 이 남성을 고소하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하겠다"라고 하거나 "영상에 네가 바람난 남자 70명이 나오는데 누군지 하나하나 설명하라"라고 다그쳤다. 아내는 "그런일 없다"라고 했지만 믿지 않은 A씨는 아내를 물고문하며 대답을 요구했다. 두려움에 떨던 아내 B씨는 급기야 거짓으로 결혼 전 만난 한 남성을 언급했다. 그러자 A씨는 "네가 만난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해라"라며 "그럼 남성들이 합의를 원할 것이고 돈을 받고 감형해주면된다"라며 다수의 남성에 대해 고소장을 쓰도록 했다. A씨는 아내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성폭력 상담소에 신고하게 하고, 의료비를 요청하도록 강요했다.

A씨는 자식들에게도 손찌검을 했다. 자녀들에게 "엄마가 바람피운 것을 본 적 있냐"고 물었고 자녀들은 "그런적 없다"라고 하자 거짓말 한다며 수차례 때리기도 했다.

울산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대로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특수상해, 협박, 상해,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내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망상에 빠져 지속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성적 피해를 줬으며 공소된 범행 외에도 실제 폭행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산소캔을 사용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 점,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와 자녀들에게 경찰에 거짓 진술하게 한 점 등을 보면 엄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 대해 징역 10년에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지난 22일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현재 아내 B씨는 긴급생계비, 의료비, 이사비 등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살 집을 구해 자녀 셋을 키우고 있다. 울산남구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울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았고, 자녀 학교의 교육복지사는 소식을 듣고 지원금을 전달해주기도 했다. 충격을 받았을 아이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남편과는 이혼 소송 중이다. 아내 B씨와 변호인은 "재판부는 A씨가 망상에 빠진 것이라고 봤지만, 피해자는 A씨가 정신적, 경제적으로 착취하려고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라며 "아내와 자녀들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한 것에 비해 형이 적다"라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