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 송철호 전 울산시장 1심서 무죄

2025-02-09     정수진 기자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7일 울산지방법원에서 열린 사전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최지원 기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지역 사업가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사전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전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송 전 시장은 제7회 지방선거 기간이던 2018년 6월 5일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지역 중고차 사업가 A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검찰이 송 전 시장과 관련한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중 송 전 시장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황이 있다는 정보를 토대로 이번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했다.

검찰은 사업가 A씨가 지방선거 투표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당선이 유력했던 당시 송철호 후보를 찾아가 빈 골프 상자에 현금 2,000만원을 청탁성으로 제공했다고 보고 징역 2년과 추징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송 전 시장과 사업가 A씨 사이에 금품이 오간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봤다.

검사는 당시 '골프공이 보통 골프공이 아니다, 마음을 전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내세웠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압수수색이 2년이 지나서 이뤄졌고 현금과 박스가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발견됐다. 또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검사가 법정에서 증거로 제출하지 못해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검찰이 금품 전달 장소로 주장한 선거사무소는 당시 여러 사람으로 붐볐고 문도 열려있어서 금품을 주고받기 쉽지 않았을뿐더러 금품을 목격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당시 송 전 시장은 상대 후보를 20% 이상 앞서며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8번 낙선했다가 정치생명 부활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금품을 받아 스스로 위태롭게 할 이유가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송철호 캠프 선거 자금 문제를 지적했던 어느 누구도 송 피고인이 직접 돈을 받았다고 언급하지 않았다"며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 금품이 오간 내용에 대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송 전 시장과 함께 기소된 송 전 시장 선거캠프 통합선대본부장 B씨와 전 울산시민신문고위원회 위원 C씨, 금품을 제공한 사업가 A씨 사이엔 청탁성 금품이 오간 것으로 보고 모두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이 소유한 중고차경매업 사업 부지의 시설 용도를 자동차매매업이 가능한 용도로 변경해줄 것과 자신이 소유한 토지의 층고 제한 해제 민원 해결을 위해 이들에게 각각 3,200만원과 5,000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금품이 오간 뒤 A씨의 민원이 울산시 시민고충처리기구인 시민신문고위원회에서 A씨에게 유리한 쪽으로 권고 결정이 내려졌으나, 울산시 담당 부서가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B씨에게는 징역 2년과 3,200만원 추징, C씨에겐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5,000만원 및 5,000만원 추징, 사업가 A씨에겐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와 별도로 A씨에게 1,000만원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전 시장 선거캠프 상황실장 D씨에겐 벌금 500만원과 1,00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7일 울산지방법원에서 열린 사전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웃음을 보이고 있다. 최지원 기자

선고가 끝난 뒤 송 전 시장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소설같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여서 대응조차 쉽지 않았다"며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을 밝혀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하며 걱정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 주변 사람들이 유죄를 받게 된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더는 사람의 고통을 수단으로 삼아서 자기 목적을 달성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판결문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