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방어진국민아파트’, 지진 대비해 정밀 관리

철거 해 넘기며 6세대 여전히 거주 동구, 이주 거부 사태 장기화 대비 균열 측정 오차 최소화 특단 대책 4곳에 신규 정밀계측관리장비 도입 해역 인접지 큰 큐모 지진 가능성 예방 대응 한계···붕괴 현실화 우려 주민 "빚내서 나가야할 판" 호소

2025-02-12     김귀임 기자
울산 동구 방어진국민아파트에 거주했던 한 주민이 건물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울산매일포토뱅크

▷속보=건물 붕괴 위험이 큰 울산 동구 방어진국민아파트(본지 2024년 9월 13일 6면·10월 17일 6면 등 보도) 강제 철거가 이주 문제에 발목이 잡힌 채 결국 해를 넘기면서 행정당국이 지진 발생에 대비해 보다 정밀한 신규 계측관리장비를 투입하고 나섰다.

현재 남은 거주민은 6세대. 안전한 곳으로 최대한 빨리 이주하도록 다시 설득해보겠다는 게 지자체 입장이지만 이번 조치로 미뤄 볼 때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구는 지난달 1,8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E등급을 받은 방어진국민아파트에 신규 계측관리장비인 게이지(EL-Beam·균열폭 측정기)를 도입하고, 이를 관리·전담하는 용역을 뒀다.

앞서 아파트 주민들에게 계고한 강제철거일(지난해 12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6세대가 이주하지 않은채 여전히 거주하면서 버티자 어쩔 수 없이 강제철거 일정을 연기, 지진 발생을 우려하며 신규 계측관리장비를 투입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계측을 책임졌던 장비는 전면 자동화 계측 장비로, 바람이 조금 강하게 불었다 하면 급격한 오차가 생기며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최소 5㎜~최대 75㎜까지 기울었다 원복되는 식이었다. 이번 장비는 조금 번거롭더라도 오차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선정됐다. 동구는 용역업체인 전담 인력과 함께 현장에서 월 2회 계측 값 실측정 및 게이지 분석을 한다.

장비 설치(지표)는 총 4곳에 했다. 균열 정도·장비 부착 등을 고려해 기존에 있던 균열 측정 지표 지점에서 조금씩 이동됐다.

다행히 최근 게이지 측정 결과 총 13곳에 실측 지표를 뒀던 2023년 정밀안전진단 결과인 남쪽으로 최소 3㎝~최대 27㎝ 기울어짐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동구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모든 장비는 건물 균열 예측 용도로, 급격한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예방 역할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동구는 1순위 위험요인으로 지진을 꼽는다. 이미 균열이 확인된 상태에서 급격하게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면 붕괴가 현실화된다는 우려에서다. 해역을 끼고 있는 동구는 이미 건물이 강하게 흔들릴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7월 동구 동쪽 약 52㎞ 해역에서 '5.0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지역에서 2건의 안전 우려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관련해 박병철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진방재센터장은 "해역 인접지는 지진이 일어났다 하면 큰 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E등급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이 있다면 경각심을 가지고 하루빨리 나와주길 바란다"면서 "사유지에 대해 행정이 관여하는 사례가 울산에서는 드물다. 장기화될수록 주민들만 힘들어 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방어진국민아파트에 남아 있는 6세대는 여전히 행정당국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현실적인 문제로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한 주민은 "누가 무너진다는 건물에 살고 싶겠나. 정말 답이 없어서 못 나가는 것 아니겠나. 붕괴위험이 있다고 철거하게 되면 당장 집이 없어지는 거다. 건물 철거비용도 빚내서 마련해야 할 지경인데 정말 울고 싶다"고 호소했다.

동구는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다. 빠른 시일 안에 주민들을 설득해 안전하게 이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사 비용 150만원 지원과 이주비 융자 지원(최대 한도 3,000만원), LH 주택 임대 등의 조건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한편 1983년에 준공된 방어진국민아파트는 건축물 내력 상실과 침하로 지난 2022년 정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2023년에는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현재 아파트 측면엔 '구조안전 위험시설물 알림' 표지판이 부착돼 있는 상태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