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업 수도 울산, 스타트업 수도로 전환을 기대하며
주력산업 내공 바탕 혁신 인프라 조성 실패에 대해 관용 베풀면 생태계 활기 울산 스타트업 허브 마중물 역할 기대
필자는 한국의 '한강의 기적'은 태화강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1970년대 중화학 공업의 육성으로 신흥공업국가로 성장하는데, 울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수도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강국의 경쟁력은 대부분 울산의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에서 나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울산은 기존의 중화학 중심 산업에서 최첨단 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최첨단 산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뒷받침될 때 꽃을 피울 수 있다. 즉, 조직 구성원이 많고,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한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처럼 작지만 강한 기업이 주도적인 산업이다. 이러한 스타트업이 좋아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타트업의 성지인 실리콘 밸리를 한번 생각해보자.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는 1900년대 초반 대표적인 조선, 해양, 항만 중심의 도시였으나, 1950년부터 시작된 실리콘 밸리의 붐과 IT 산업의 발전으로 세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의 발상지로 변모했다. 우리는 전 세계의 모든 혁신을 실리콘 밸리에서 목격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요인이 전통 산업에 대한 명확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에 대한 열린 문화가 결합한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실리콘 밸리의 사례는 울산이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서울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경제, 문화, 금융의 중심이 서울로 집중돼 있다. 울산은 이러한 서울 집중의 현실에 어떻게 해야 실리콘 밸리와 같은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필자의 짧지만 7년의 스타트업 대표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울산이 스타트업 수도가 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울산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기계, 석유화학 분야에서 글로벌 탑 수준의 인프라와 산업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내공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에서 혁신적인 실험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대표는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아이디어를 어떠한 선입견 없이 실험할 수 있는 곳이라면, 모든 스타트업이 모여들 것이다. 단순한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의 빈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만으로도 실험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실패에 대해 관대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지자체 및 중앙정부 지원 프로그램은 실적을 위한 성공이 강요된다. 소중한 지원금의 지출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성공이 예측되는 과제를 지원하는 것만이 정말 지자체와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인가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다른 관점으로 모든 곳에서는 성공을 확신하는 주제에만 지원금이 있지만, 혁신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관용이 조금 더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울산이 보다 실패에 관대한 문화를 이끌어 간다면, 결국 많은 스타트업이 모여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울산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울산이 가진 인프라 기반, 실패에 대한 관대한 지원이 있다면, 울산에 더 많은 스타트업이 둥지를 틀 것이라 확신하며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의 시작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 영화를 보면, 창업자는 초기 투자를 받기 전에 수많은 No를 접하게 되고, 어느 한 곳에서 그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받는 것에서 새로운 성공이 열리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울산이 바로 모두가 No라고 하지만 가능성을 믿고, 지원해주는 문화와 제도가 만들어진다면 울산이 우리나라 제일의 스타트업 수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여정에 울산 스타트업 허브가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