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읊다] 거꾸로 집

2025-02-18     고은정 기자

거꾸로 집
                                       이순우

선암호수공원 거꾸로 집에 가면
박쥐처럼 천장에다 발을 붙인 채
거꾸로 세상을 볼 수 있어
저 봐,
데칼코마니처럼 몸을 펼친 신선산도
물속에 거꾸로 솟아 있잖아
이곳에선 오리들도 종종 머리를 박고 물구나무를 서


물구나무를 서면 속엣것이 쏟아지지
물구나무 선 산에서 떨어져 나온 나무 몇 그루도
물속에다 제 뿌리로 길을 만들고
신선산 끝바우 틈에 긴 잠자던 신선들도
소스라치며 물 밖으로 나올 것 같아
금도끼 주랴, 은도끼 주랴
그래도 쇠도끼를 고집할 것 같은 내 친구의
늙은 아파트도
거꾸로 집이 되어 함께 잠겨있네

<하략>


◎이순우 시인
△2008년 <심상>신인상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