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절박함이 만든 변화
[특별기획] 남구, 골목을 넘어 브랜드를 입히다 남구, 2021년 소상공인진흥과 신설 소상공인 진흥·골목경제 활성 박차 울산첫 ‘골목형 상점가’ 지정 골목상권 활기 불어넣고 경쟁력 끌어올려 2023년부터 골목축제 열어 주민·상인들 협력 통해 골목 가치 재발견 상권별 특색·주요 타깃층 맞춤 프로그램·상가 이용 촉진 이벤트 등 호응 2년만에 축제 7개로 확대···올해 상권당 최대 3천만원 지원 자생력 강화
골목상권 살리기가 화두다. 침체된 지역경제와 소비위축 등으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시점에 골목 상권의 활성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괴제가 되고 있다. 본지는 이같은 흐름에 맞춰 지역상권 회복에 팔을 걷어붙인 울산 남구의 골목상권 살리기 현장을 들여다보고 그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울산 남구는 2021년 소상공인진흥과를 신설해 지역 소상공인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심화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목표로 설립된 소상공인진흥과는 소상공인 진흥과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상권별 특성에 부합하는 골목상권 회복 및 자생력 기반 구축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힘쓰는 중이다.
남구는 울산 최초 '골목형 상점가'를 지정해 지원 정책에서 사각지대였던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골목형 상점가'는 일정한 지역 내 소규모 상점들이 밀집해 형성된 골목상권으로 주로 전통시장 외부나 도심 내 골목길을 따라 형성된 소상공인 상권을 가리킨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골목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골목형 상점가 육성사업'을 통해 상점가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남구는 지역 최초로 골목형 상점가의 지원과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해 시설·경영 현대화 사업 지원과 각종 공모사업 신청 자격을 부여했다. 또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해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현재 남구에는 삼산웨딩거리, 삼산가구전문거리 등 2곳의 상점가와 무거현대시장, 수암회수산시장, 삼산현대시장, 신정현대홈타운상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소매동·청과소매동 등 6곳의 골목형 상점가가 지정돼 있다.
이와함께 남구는 2023년부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화합을 목표로 골목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역주민과 상인들의 협력을 통해 골목의 가치를 재발견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축제는 상가방문 영수증 이벤트, 플리마켓, 먹거리 부스,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중이다.
남구는 2023년 처음 쇠퇴해가는 골목상권의 부활을 위해 골목상권 상인공동체를 대상으로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공모를 실시했으며, 1~2차 심사를 거쳐 총 4개의 골목상권을 선정했다.
첫 축제는 3월 삼호동상인회의 '2023 삼호곱창거리축제'를 시작으로, 6월 고래문화특구상가번영회의 '2023 낭만의 장생포', 10월 달동먹자골목상인회 '2023 달동먹자골목 먹거리 축제', 남구 상가번영회 삼산분회 '2023 삼산 왕리단길 먹거리 축제'가 개최됐다.
각 상권별 특색과 주요 타깃층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가 이용 촉진을 위한 이벤트들이 특색있게 운영됐다.
그 결과 2023년 주민이 뽑은 최고의 정책으로 '골목축제'가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는 남구 곳곳의 상인회, 번영회들이 골목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공모에서 열띤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그 결과 골목축제 개최 2년 만에 총 7번의 축제가 열렸다. 4월 삼호동상인회의 '2024삼호곱창거리축제'에 이어 6월 달깨비길상가번영회의 '깨어나라!달깨비길', 6월 달동먹자골목상인회의 '달달한 달동의밤 축제', 10월 삼호동상가번영회의 '삼호동 도장깨기 이벤트', 고래문화특구상가번영회의 '낭만의 장생포', 12월 달동먹자골목상인회의 '달동에 산타가 내려온다'등이 개최됐다.
또 남구는 '골목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산다'는 정책 아래 처음으로 로컬브랜드 상권 조성사업을 벌이기도 했는데, 달동먹자골목을 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고 상권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개발하기도 했다.
남구는 올해도 지역 골목상권들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골목상권 콘텐츠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올해는 상권당 최대 3,000만원이 지원되며 사업 계획과 역량 심사 등을 거쳐 상권 4~5곳이 상권별 특색을 반영한 골목축제를 열게 된다.
김찬옥 소상공인진흥과장은 "올해는 골목상권 컨텐츠 지원사업을 지속 추진하면서 골목상권 공동체 활성화 기반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며 "지속적으로 골목형 상점가를 발굴·지정하고, 남구 골목상권별 지도를 통합한 '골목의 스토리를 잇는 상권 지도'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신규사업도 추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회원들 똘똘 뭉쳐 소통하고 공유하며 성과 일궈"
[인터뷰] 달동먹자골목상인회 권호 회장
2023년 2월 발족…평균 나이 40대
SNS 단체방 활성화 소통 이어나가
투명성 확보 위해 예산집행 등 공유
축제명부터 프로그램 구성까지 척척
모자란 사업비는 십시일반 모으기도
동평공원, 공영주차장으로 탈바꿈
축제 행사장 마련·불편 최소화 위해
구청과 긴밀 소통해 대책 마련할 것
2023년 2월 상인회를 결성하고 그해 1번, 작년 2번의 골목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난해 구민대상자로 선정된 달동먹자골목상인회 권호씨.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소규모 상권이 위축되고, 상인들의 참여와 재정 확보 어려움으로 상인회는 점차 소멸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달동먹자골목상인회의 결성 과정과 골목상권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비결을 권호씨를 만나 들어봤다.
Q. 상인회 결성 계기과 다른 상인회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달동은 삼산동 다음으로 많은 상권들이 밀집해 있기는 하나 여러 골목을 두고 여기저기 가게들이 있어 그동안 상인회 구성이 어려웠다. 상인회가 없다 보니 각종 지원 정책을 추진할 리더가 없고 계속 소외됐다. 이에 동장님이 달동먹자골목도 협의체를 하나 만들어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서 골목을 더 키워보자 제안했고, 처음에는 상인, 건물주 등 7여명이 모였다. 수차례의 논의를 거치고 상인들을 만나면서 30여명의 회원이 뜻을 모았고, 감사하게도 저를 회장으로 뽑아주셨다. 이에 2023년 2월 '달동먹자골목상인회'를 발족했다. 처음 개최된 골목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현재 9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상인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달동먹자골목상인회'는 회원들 평균 나이가 40대 초·중반으로 다른 곳에 비해 젊다. 또 다른 곳을 보면 건물주가 상인회 회원으로 많이들 가입돼 있는데, 우리는 주 회원이 상인들로 골목상권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속속히 잘 알고 있다. 현재 11명의 임원진이 상인회의 전반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데 특히 '카카오톡 단체방'을 활성화해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투명성을 위해 모든 회의 내용과 예산 집행 내역을 빠짐없이 공유하고 있다.
또 단체 채팅방을 이용해 텃밭에 키운 채소를 나눠주는가 하면, 안쓰는 가구를 나눔하고, 간단한 수리가 필요한 곳은 서로가 도와주기 바쁘다. 뒤늦게 생긴 상인회인 만큼 더 결속력을 갖고 끈끈하게 오래 유지되길 바란다.
Q. 2년 간 3번의 골목축제 개최, 성공 비결은?
남구가 만들고자하는 골목축제는 상인회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사업이다. 이에 맞게 3번의 축제를 열기에 앞서 축제 사업명부터 세부 프로그램까지 모든 부분을 상인회가 똘똘 뭉쳐 만들어냈다. 첫 축제는 2023년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축제를 진행했다. 구에서 지원하는 사업비가 많지 않아 상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는데, 구비 1,000만원의 두 배인 2,000만원이 모였다. 또 좋은데이 등 기업 후원도 따냈다. 그 돈으로 달밤음악회, 영수증이벤트, 플리마켓, 거리노래방 등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다행히 호응이 좋았다.
앞서 골목축제 성과가 좋아 지난해에는 남구로부터 4,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6월, 12월 2번의 축제를 열었다. 6월에는 달밤가요제를 열었는데 전국에서 250여명이 지원해 대성공을 이뤘다. 12월에는 상인들이 산타복을 입고 가게를 돌아다니며 손님들과 게임을 해 달동먹자골목에서 사용 가능한 10,000원 상품권을 지급했는데, 호응이 정말 좋았다. 상인들은 손님들이 상품권 사용을 위해 추가 주문을 해주니 좋고, 손님들은 간단한 게임으로 할인받아서 좋고. 올해는 어떤 주제로 골목축제를 열어갈지 또 기획해야는데 그동안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잘한 것은 살리고, 못한 부분은 회의를 통해 수정·보완하려고 한다. 또 올해 골목 사이사이 지주간판과 작은 입간판 등이 설치돼 상권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걱정은 동평공원이 공영주차장으로 바뀐다. 공영주차장이 생겨 너무 기쁘지만 하나밖에 없는 공원이 없어져 앞으로 골목축제를 어디서 진행할지와 공사에 따른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인회, 구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