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유산 등재 앞둔 ‘반구천의 암각화’ 연구·보존 ‘비상’

반구대연구소 폐관 암각화 가치 훼손 우려 지역 전통 문화유산 정체성 발굴 ‘큰 타격’ UNIST가 암각화 연구·보존 역할 맡아주길

2025-03-12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최근 울산대학교 박물관과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반구대연구소)의 잇단 폐관은 지역 문화유산 연구와 보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반구천 암각화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연구의 지속성이 부족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반구대연구소의 폐관은 지속적인 학술 연구의 중단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암각화의 가치가 왜곡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대학 교수진의 퇴임과 전문 인력의 상실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반구대연구소의 폐관은 한국 암각화 연구와 보존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소는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방안과 관련된 체계적인 학술조사,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 그리고 암각화 및 선사미술 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에 대한 정밀 연구를 통해 암각화의 그림 개수를 추가로 확인하고, 여러 새로운 암각화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하는 등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

  연구소의 폐관은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지속적인 학술 연구와 조사가 중단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한국 암각화 연구의 거점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울산의 문화자산과 정체성을 발굴하고 체계화하는 데 큰 손실로 작용할 것이다. 암각화 보존 연구, 학술 조사 및 발굴 연구, 국제 협력 연구, 디지털 박물관 시스템 구축 연구, 학술 대회 및 심포지엄 개최, 암각화 관련 교육 및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연구들이 중단될 경우 한국 암각화 연구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사회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시민들은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과 연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폐쇄가 지역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하우 전 울산대 교수는 "연구소가 문을 닫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연구비 부족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대로 간다면 세계유산 등재 이후 암각화 연구가 왜곡될 수 있다"며 지역 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지만, 문화유산 보존의 위기도 심각하다. 반구대 암각화는 침수 최소화를 위한 고도 하향과 수문 설치라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수문 설치로 인한 훼손이 심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연구소의 폐관으로 인해 적절한 보존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훼손에 관한 연구가 제외되고, 이와 함께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무관심이 초래될 수 있다.

  사연댐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사연댐은 평상시 물이 고갈되지만, 장마와 태풍 시에 주로 담수된다. 기존의 사연댐은 고도 60m로 만수 시 2개월 남짓 암각화 침수에 영향을 주지만, 고도 52m 하향 후 수문 개방 시에는 1개월 남짓 침수에 그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1개월치 담수량을 위해 사연댐의 존속이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국가유산청은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절차에도 불구하고 사연댐 해체는커녕 철제식 수문 설치라는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이는 단지 사연댐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곡댐의 용수를 천상정수장까지 내보내는 송수관로가 없기 때문에 사연댐이 수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본질이 있다. 대곡댐에서 태기리로 경유하는 별도의 송수관로를 조성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회야댐이 승고된다는 점에서 사연댐 해체가 타당해 보인다. 사연댐이 해체되면 태화루와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선바위를 거쳐 암각화까지 실개천을 걷는 힐링길이 열리게 된다.

  반구천의 매장문화유산 발굴도 제2의 암각화 및 신석기 시대의 학술적 근거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 유적과 유물의 발굴은 인류 문화를 조명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며, 이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반구대연구소 폐관으로 우려되는 암각화의 연구와 보존의 역할은 울산과학기술원이 맡아야 할 것이다. 이는 선사관광 클러스터 조성의 기회가 될 것이며, 국제적인 협력 연구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특히 지역 사회와 국가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문화영토로 확장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