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페이 있는데 굳이"···갈 곳 잃은 동구사랑상품권

울산 구군 최초 발행 ‘지역상품권’ 기능 중복 ‘울산페이’ 선택 압도적 지난해 실적 50건 그쳐 올해는 O 동구 "다방면 활용 방안 검토에도 마땅한 쓰임새 찾기 힘들어 고민"

2025-03-13     김귀임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지역 골목 경제 침체의 돌파구를 찾고자 울산 동구가 5개 구·군 최초로 '지역 상품권'을 발행했지만, 올해 단 1원도 사용되지 않는 등 이용률이 처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발행돼 울산 시민들의 대표 결제 패턴 중 하나가 된 '울산페이'에 비해 사용 가능 범위가 좁은데다, 별다른 혜택도 없어 실패가 자명했는데, 이용률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란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구사랑상품권'은 지난 2023년 6월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 본격적으로 발행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지역 음식점을 포함한 식품접객업 3,000개소 중 가맹점은 불과 58개소에 그치고 있어 사실상 사장되는 분위기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의 실적은 0건이다.

이처럼 사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울산시가 지난 2019년 8월 발행한 지역사랑상품권 '울산페이'나 전국각지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온누리상품권·문화상품권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지역사랑상품권만 놓고 비교해 보면 울산페이는 울산 전역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동구사랑상품권은 동구 지역 가맹점에 국한된다. 울산페이 가맹점은 6만개, 이에 비해 동구사랑상품권 가맹점 수는 고작 0.1%에 불과하다.

게다가 울산페이는 할인 대신 캐시백을 주지만 동구사랑상품권은 캐시백도 없다.

이용 효율성이 떨어지다보니 직접 발행한 동구 스스로도 사용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사랑상품권 조례를 보면 상품권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장려금·포상금·시상금 등으로 지급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지난해 동구는 온누리상품권과 문화상품권 등을 1억원 이상 구매해 각종 상금으로 지급했다.

애물단지가 된 동구사랑상품권의 용도는 현재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정도다. 하지만 이마저도 선택 비율이 높지 않다.

지난해 1월~12월 고향사랑기부자 중 동구사랑상품권을 선택한 수는 50건이다. 총 200만원이 발행됐으며 122만3,000원 사용됐다.

반면 지난해 6월부터 동구 고향사랑답례품에 포함된 울산페이는 6개월 만에 362건, 1,200만원을 발행했다. 현재 답례품 순위는 울산페이가 1위, 동구사랑상품권이 꼴찌인데, 이 역시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나, 관계가 깊은 지역 또는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싶은 지역을 선택해 기부하고, 기부자에게는 그만큼 세금 감면(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제도로 사실상 동구 기부자들 대다수는 동구가 아닌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동구사랑상품권 보다는 다른 답례품을 선택할 확률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구도 마땅한 사용처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골목 활성화 등 지역 경제를 위한 마음에 동구사랑상품권을 발행하게 됐지만, 울산페이와의 중복으로 마땅한 쓰임새를 찾기가 힘들다"며 "현재 답례품에 포함해서 상품권을 발행하고는 있는데, 조만간 개편으로 제외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다른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