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저지르면 대학 못간다?···2026학년도부터 중요 변수로
울산대, 8·9호 처분 50점 감점 서울 상위권 대학 더 엄격 적용 일부전형, 학폭 이력시 지원 불가 졸업 후 기본 4년·최대 영구 보존 소송 등 무마 사례 증가 우려도
학교 내 끊임없이 학교 폭력이 발생하는 상황에 학폭 처분을 받을 경우 대학교 입학이 어려워져 입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학폭 처분 대입 적용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시행되는 특단의 대책으로 '인성을 갖춘' 학생을 뽑는다는 취지여서 학부모와 학생들 모두 학폭 사안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대입에 유리하다.
17일 교육부, 대학 등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에 적용되는 대입전형에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필수로 반영된다. 지난해에는 일부 대학에서 시행했다면, 올해는 모든 학교에서 학폭 사안에 대해 '감점' 요인을 적용한다. 올해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모두 학폭 처분이 1건이라도 이뤄지면 대입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학폭 처분 사안 대입 일괄 반영···일부 전형 학폭 학생 지원 불가도
울산대학교는 2026학년도 대입(예정)에서 학교폭력 조치사항으로 1~3호 처분은 감점 0점, 4~7호 처분은 감점 10점, 8,9호 처분은 감점 50점을 반영한다. 이 점수는 전형 최종 합격자 단계에서 반영한다고 울산대학교는 설명한다. 학생들이 학과목 공부와 적성, 흥미가 있어 대학에 지원하더라도 학폭 처분 이력이 있으면 탈락된다는 의미다.
부산대학교는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각 호수에 따라 최저 30~최고 80점까지 감점 처리해 반영한다. 총점이 100점인 만큼 학폭에 따른 감점 요인은 합격의 주요 변수다. 정시모집에서는 전형 총점 1,000점에서 학폭 처분 결과에 따라 300점~800점까지 감점 처리된다.
서울 상위 15개 대학의 학폭 반영은 더욱 엄격하다. 학폭 처분 수위가 높을수록 감점 폭도 커진다.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 올라온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을 살펴보면 연세대의 경우 논술전형 1~3호는 5점, 4,5호는 10점, 6,7호 25점, 8,9호 50점 감점이 이뤄진다. 정시전형에서도 10~100점 감점이 이뤄진다. 고려대학교는 논술, 정시 모두 최저 1점에서 최고 20점까지 감점된다.
성균관대학교는 모든전형에서 학폭 1호 처분을 받았을 경우 총점의 10% 감점하고, 2호 이상은 0점 처리된다. 서강대도 모든 전형에서 1호만 받아도 100점 감점되고 2호 이상은 과락 0점 처리된다.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은 학폭 8호(강제전학), 9호(퇴학) 처분을 받은 학생들에 대해 아예 부적격으로 처리한다. 홍익대학교는 학폭 6호 이상 처분시 모든 전형에서 부적합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연세대 추천형, 이화여대 고교추천형, 한국외대 학교장 추천형, 숙명여대 지원균형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학폭 관련 기재만으로도 추천할 수 없다. 경희대는 지역균형 전형에서 학폭 4호 이상 처분을 받은 학생에 대해서는 추천 불가토록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학폭 기재사항이 있는 경우 정성평가해 최종 점수에 반영한다.
체육 특기자의 경우 전형 운영하는 88개 대학 모두 학폭 조치를 반영한다. 학폭 처분 중 4~8호를 받은 학생은 감점 또는 지원불가하다. 울산대학교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4~7호 처분은 면접점수 50% 감점, 8,9호는 지원조차 할 수 없도록 했다.
#학폭 중요성에 행정소송도 잇따라
학폭 기록관리도 6,7호 조치의 경우 졸업후 2년에서 4년으로 보존기간이 늘고, 8호 조치 이상은 졸업 후 예외없이 4년간 보존된다. 자퇴를 하더라도, 재수를 하더라도 학폭 기록은 예외없이 보존된다.
2024년 3월 1일부터 중1 이상 학생들의 경우 학폭 사안에 대한 조치 기록이 남는다. 지난해 중3이 학폭 처분을 받았다면 졸업 후 4년까지 보존된다. 6,7호 처분은 졸업 직전 심의를 통해 삭제할 수도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다. 하지만 8호는 졸업 후 예외없이 4년 보존, 9호는 영구 보존된다. 6,7호일 경우에도 2번 이상 사안이 발생하면 심의대상이 되지 않고 졸업 후 4년간 보존된다.
학폭 처분을 받은 학생의 학부모는 대입이 다가오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전국적으로 논란이 됐던 울산 중학교 동급생 폭행 사건 해당 학생 학부모는 울산강남교육지원청을 상대로 학폭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학폭 조치사안이 여러건일수록 입시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폭 처분에 불복해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부모들도 있다.
고1 자녀를 둔 학부모는 "공부를 잘해도 인성이 엉망인 애가 있다. 기본 인성을 갖췄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생활에서 학폭 가해 학생들은 인성에서 낙제점을 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부모들이 입시에 목을 메고 있는 상황인만큼 이번 조치로 학폭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학폭 조치가 입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동안 되풀이됐던 부모의 권력, 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사례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학교장과의 친분이 있다거나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경우, 변호사를 대동해 적극 대응한 경우 등 여러 방법과 인맥을 동원해 학폭을 학교장 선에서 무마시키는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구 옥동에 사는 한 학부모는 "주변 학폭 사건만 봐도 가해학생이 분명하고, 학습 분위기를 흐리더라도 솜방망이 처분으로 끝나고,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끌더라"라며 "부모의 지위와 권력이 학폭 처리에 적용되는 세태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학폭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의 대입 합격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학교폭력이 될 수 있는만큼 학교폭력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에서도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지역 한 입시전문가는 "대학 입시에 학폭 사안이 반영되면서 합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폭 처분이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학교는 없다고 보면 된다"라며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폭을 일으키지 않도록 가정에서 잘 가르치고, 학생들도 친구들과 유대감, 친밀감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잘 해서 학폭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