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을 허락 없이"···염포산 테마숲길 사유지 침범 논란

산록마을~철탑삼거리 1.6㎞ 중 100여m 소유주 동의 없이 조성 공시지가 9억 상당 매입도 부담 동구, 경로·시설물 위치 변경 검토

2025-03-26     김귀임 기자
26일 찾은 울산 동구 염포산 숲길 일원.

울산 동구가 2년 전 조성한 '염포산 테마숲길' 일부가 사유지를 침범해 논란이 불거졌다. 부지를 매입하려면 약 9억원이 필요하고 다른 토지주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경로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26일 동구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염포산 테마숲길'을 조성 중이다. 연차별로 예산을 확보해 염포산 숲길 중 주요 진입로 7개 노선(6.7㎞)에 테마 숲길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동구는 2023년 하반기에 HD한국조선해양이 기부한 2억원을 투입해 7개 노선 중 처음으로 산록마을(늘푸른아파트 뒤편)~철탑삼거리 구간 1.6㎞에 테마숲길 1차 조성을 완료했다.

문제는 1차 조성 구간 중 일부가 사유지인데도 토지 소유주의 동의 없이 조성됐다는 사실이다.

해당 구간은 약 100m 정도에 불과하지만, 공공시설물과 산림 면적 등까지 포함한다면 153.4㎡ 면적으로 현 공시지가로 약 9억원의 시세로 밝혀졌다.

동구는 기존 길을 2m가량 넓히는 방식으로 숲길을 조성하면서 토지 소유자 동의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 소유주 등은 "내 땅에 공공 시설물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고, 어떠한 사전 동의도 받지 못했다"면서 "매입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길과 시설물 철거를 원한다"고 전했다.

동구는 뒤늦게 소유주에게 지방세 감면 등 세금 면제 혜택을 내걸었지만,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동구에서는 뒤늦게 등산로 경로와 먼지 털이기 등 일부 시설의 위치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예상되는 예산은 2,000만원 정도다.

동구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적어도 30년 전부터 이미 주민들이 사용하던 길로, 토지 소유주를 명확히 알 수 없어 동의 절차를 밟지 못했다"며 "토지 매수에 응하면 산림 전체를 매수해야 하는 등 타 소유주와 형평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불가능하다. 이미 조성된 구간에 대해선 추경을 확보해 변경하는 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동구는 지난해 염포산 테마숲길 2차(녹수초등학교~안산사거리 철탑 구간 1.2㎞) 사업과 올해 3차인 염포산 편백나무 산림욕장 3㎞ 조성을 마쳤다. 염포산 주요 진입로 약 2㎞ 구간에 4차~5차 숲길 조성을 남겨두고 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