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균형발전 위해 비수도권 예타 전면 폐지해야"
영호남시도지사 협력회의 공동성명 울산시, 차기 정부·정치권에 촉구 예타 기준 금액 1000억으로 상향 지역 균형발전 평가 항목 확대 골자
울산시가 영·호남 지자체들과 함께 조기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에 '비수도권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수도권에 비해 경제성 평가에서 크게 불리한 비수도권 지역의 현실에 맞춰 개발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이유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1일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에서 채택된 '지역이 주도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공동성명'을 통해 이 같이 제안했다.
우선 시도지사들은 성명에서 "영호남 시·도민은 정치가 낳은 갈등과 분열이 얼마나 무모하고 소모적인 것인지 누구보다 많이 겪어왔다"며 "대한민국의 민주화, 산업화를 이끈 두 바퀴와도 같은 영호남이 어깨에 어깨를 걸고 국민 대통합의 길로 먼저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다. 현재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제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지역 스스로 자율과 책임을 갖고 발전할 수 있는 '분권형 국가'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두겸 시장은 이를 위한 과제 중 하나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대상 사업에 대한 예타 제도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타 제도는 예산 낭비 방지를 위해 도입됐으나, 수도권 중심의 경제성 평가 위주로 운영되면서 비수도권 사업 추진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가뜩이나 수도권에 비해 인구가 적은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경제성을 이유로 지역 현안인 대형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지 못해 번번히 좌절되고 있으며, 이에 발전 기회가 줄고 정주여건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실정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에선 총 사업비 500억원, 국가 재정지원 규모 300억원 이상인 신규 대형 국가 연구·개발사업은 사전에 타당성 조사를 거치게 돼 있다.
공동성명서는 또 △지방정부의 자치입법·행정·재정권 보장 등 내용의 지방분권형 개헌 촉구(부산) △지방교부세 법정 비율 19.24%에서 30%까지 점진적 확대(대구) △수도권 공공기관 제2차 지방 이전 조속 추진(광주) △지역별 산업 특성을 고려한 전략산업 육성(전북) △지역 개발권한 지방 이양(전남) 등 내용도 담았다.
영호남 시도지사들은 이 같은 건의안을 대선공약에 반영토록 요구하는 등 상생 협력을 통한 지역 주도 발전에 뜻을 모았다.
김 시장은 회의에서 "지방인구의 감소와 재정분권 등 권한이 없어 지방 소멸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방을 방관하는 것은 강물의 흐름을 막는 것이나 나무의 뿌리에 물을 주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는 영호남 지역 간 긴밀한 유대와 협조체제 유지 등 상생협력을 위해 지난 1998년 구성됐다.
이날 회의는 8개 영호남 시도지사와 관계 실·국장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호남 협력회의 성과 및 향후 계획 보고 △차기 의장 선임 및 협력·현안 과제 및 공동성명서 채택 △영호남 시도지사의 공동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 순으로 진행됐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