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끝 아닌 시작···독보적 가치 널리 알려야"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최재헌 위원장] 고래사냥 그림부터 신라 문자까지 시대 아우르는 예술적 아름다움 자연 풍화 따른 바위 훼손 가속화 울산시 보존관리 방안 평가단 호응 세계유산전시회·국제회의·축제 등 문화콘텐츠 발굴 적극 활용 제안도

2025-05-27     고은정 기자
최재헌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권고' 최종 보고를 한 이코모스(ICOMOS)의 한국위원회 최재헌 위원장은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계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남은 한 달은 등재 이후를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 "반구천의 암각화 진정성 인정, 무형가치 탁월"

최 위원장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신석기 시대에 주술적 의미를 담아 고래 등 다양한 동물 형상을 새긴 예술로, 지질학적 가치와 연대 추정 가능성 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신라시대 인물과 사회상을 담은 문자뿐 아니라, 고대 기하학 문양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무형의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의 암각화 세계유산은 '무형의 가치'를 기반으로 진정성이 인정돼 등재된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선사인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담긴 걸작이며, 이는 사라진 문명 전통의 독보적인 증거로서 가치가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이코모스의 현장 실사 모습. 울산시 제공

# "보존 관리 방안 철저히 이행돼야"

최 위원장은 지난해 현장 실사를 온 암각화 세계적인 암각화 전문 연구가 서호주대학교 벤저민 스미스 교수를 언급했는데 "전문가가 평가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뒷얘기도 전하며 '반구천의 암각화'의 가치를 평했다.

보존 관리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댐을 수문 조절용으로 만들고 거기에 엄청난 추가 비용으로 수로를 만들어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울산시의 보존 관리 방안이 국제사회에서 큰 감동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이 약속을 철저히 이행할 수 있도록 울산시는 앞으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바위에 새겨진 유적인 만큼 풍화에 대한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라면서 "암각화가 최초 발견된 1970년대 사진을 보면 암각화 아래는 물의 깊이가 깊어 암각화가 매달려 있는 형태이다. 지금과 전혀 다른 고지형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등 세계유산 등재 이후에도 할 일이 산적해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보 울주 대곡리반구대 암각화의 고래와 작살 그림. 서진길 사진작가 제공

# "세계유산 등재 이후 제대로 활용 안 돼"

이외에도 최 위원장은 "여러 세계유산들이 등재 이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등재 직후 울산시민들이 반구천 암각화의 가치를 다 함께 공감하고, 축하할 수 있도록 여러 행사들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세계암각화유산 전시회와 국제 전문가가 함께하는 국제회의, 세계적인 락 아트 디지털 자료 전시 등을 들었다.

또 암각화 특성상 관람객들이 직접 접촉이 어려운 점을 고려, 암각화의 문양,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 신앙 등을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만들어 최대한 활용해 교육, 축제 등을 통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알릴 것을 제안했다.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짐승이 잡힌 그물 그림. 서진길 사진작가 제공.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사람 얼굴 그림. 서진길 사진작가 제공.

한편, 이코모스(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ICOMOS)는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라고도 불린다.

최재헌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건국대 지리학과 및 대학원 세계유산학과 교수로, 2024년부터 위원장을 맡아왔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