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AI·로봇 강국 위한 대선 공약 울산서 실현되길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AI 강국’ 공약 앞세워 정부 투자·인재 양성 등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울산도 선제 대응 ‘신산업 고도화’ 효과 기대

2025-05-27     송병철 울산지식산업로봇진흥회 회장·본지 독자권익위원
송병철 울산지식산업로봇진흥회 회장·본지 독자권익위원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전쟁'의 시대다. AI 플랫폼을 선점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이미 우리 삶 깊숙이 AI와 로봇 기술이 스며들고 있다. 카페에서 로봇이 커피를 내리고, 물류창고는 자동화 시스템이 인간의 수고를 덜어준다. 이러한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다가오는 대선의 주자들이 너나없이 'AI 강국'을 외치며 청사진을 제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고도 시급한 과제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의 '국민·기업 AI 투자 펀드 100조원'과 '모두의 AI' 프로젝트, 김문수 후보의 '민관합동펀드 100조원'과 'AI 청년 인재 20만명 양성', 이준석 후보의 '전략부총리 신설'과 '연구자 연금 제도' 등 각론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한민국을 AI 기술 선도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는 같아 보인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다. 속도면에서 중국과 미국 간 AI 성능 격차가 급속히 줄어든 반면, 한국의 AI 민간투자는 줄고 있으며, 순위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의 'AI 인덱스 202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24년 민간 AI 투자액은 약 13억3,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이는 전년에 전년 13억9,000만달러에 비해 오히려 감소한 수치이다. 민간 AI 투자액 글로벌 순위도 지난해 11위로 2023년 9위, 2022년 6위보다 하락했다. 

  여기에 정부 투자 규모도 경쟁국에 비해 미미하고, AI 인재 유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AI 모델 목록에 한국의 이름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은 뼈아픈 대목이다. 후보들의 진단처럼 확실한 정부 투자와 인재 양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약속들이 선거 구호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실현가능한 정책으로 구체화 되고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주요 정당 후보들의 '100조원 투자'라는 거대한 목표 제시는 환영할 일이나,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AI 기초 연구, 응용 스타트업 육성, 기존 산업의 AI 전환 중 어디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입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로드맵이 수반돼야 한다. 무엇보다 의대로만 향하는 실력 있는 이공계 인재들을 AI분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AI와 로봇이 수많은 일자리를 대체하고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기술 발전의 이면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따라서 AI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은 단순히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을 넘어, 그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국민들을 위한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 구축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AI 시대에 걸맞은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낼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이 함께 논의되고 준비돼야 한다. 

  AI·로봇 강국을 향한 대선 주자들의 약속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약속이다. 차기 정부는 이 엄중한 시대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낼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울산은 전통적인 제조업 강점을 기반으로 AI와 로봇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주력 산업의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과 연계해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 내에 100MW급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GPU 6만장 규모로, 거대언어모델(LLM) 학습 및 AI 서비스 추론 등 복잡한 AI 데이터 연산에 특화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울산의 미래 디지털 신산업 육성과 관련 산업 고도화에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대선 후보들의 AI·로봇 공약이 지역에서 현실화될 수 있도록 울산시와 기초단체, 지역의 연구기관, 기업들이 함께 AI 기술 및 인재, 예산 확보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역 자체 예산, 중앙정부 지원금, 민간 투자 유치를 결합한 대규모 AI 전용 펀드를 조성하거나,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춘 AI 교육과정 개발부터 채용 연계까지 전주기적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울산의 AI 기반 혁신의 시작은 지금부터이다. 송병철 울산지식산업로봇진흥회 회장·본지 독자권익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