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 화폭 녹아든···고래·호랑이 뛰놀던 울산의 산수 속으로
[암각화, 울산예술로 꽃피우다](1)박현율 작가 30년간 창작 활동 울산 중견작가 대왕암 등 명소 실경산수화 눈길 생동감 넘치는 터치 ‘선사이야기’ ‘한국미술대전 입선’ 쾌거도 이뤄 작품에 엄격…25년만에 첫 개인전 한국화 10년 이상 수련 고된 작업 "현대적 재해석 시대 변화 따라야" 개인 SNS 홍보 · 지역 교류전시 등 "세계유산 등재 열망에 힘 보태
울산의 자랑, 반구천의 암각화가 7월이면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울산에는 암각화를 소재로 자신만의 언어로 예술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많다. <암각화, 울산예술로 꽃피우다>를 통해 울산을 터전으로 묵묵히 창작에 힘쓰는 예술가들의 삶과 철학을 들여다보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관심과 공감을 함께 나누기를 바란다.
"울산을 닮은 몽환적인 화폭 위에 고래, 호랑이, 멧돼지, 사슴이 자유롭게 노닌다. 분홍빛 벚꽃과 푸르른 소나무, 활짝 핀 매화도 함께 어우러진 화면은 시대도 기법도 달라 보이지만 묘한 조화를 이룬다. 전통 한국화에서 실험적 기법까지 넘나들며 울산을 담아냈다."
# 바위에 새긴 동물들, 생동감과 조형미 재현
한국화가 박현율 작가는 30년간 창작 작업을 해온 울산의 중견작가다.
30년 가까이 울산에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박 작가는 동국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뒤, 대왕암과 신불산, 간절곶 등 울산의 자연과 명소를 실경산수화로 담아내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그는 반구대 암각화를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반구대 암각화를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르더라고요. 울산에서 작업을 해온 작가로서, 암각화 속 동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고 널리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모티프로 한 창작을 본격화한 박 작가는 선사시대인들의 세계관을 상상하며, 바위에 새겨진 동물들의 생동감과 조형미를 섬세하게 재현했다. 특히 바위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우유, 커피, 아교 등을 분무기로 뿌려 먹과 섞는 등 독특한 기법을 개발했으며,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작품 '선사이야기'로 한국미술대전에서 입선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창작에 대한 고집과 엄격함..."시대변화도 따라야"
창작활동을 시작한 지 25년 만에 첫 개인전(2007년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을 열 만큼 자신과 작품에 대해 철저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조금 더 일찍 전시를 열 수도 있었지만, 인격적으로도 작가로서도 준비가 되었을 때 하고 싶었습니다"
창작에 대한 고집과 엄격함만큼이나, 그는 변화와 시대성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한국화 창작 작업은 능수능란하게 자기 작품을 창작하려면 10년 이상 수련해야 하는 굉장히 고된 작업"이라면서 "요즘은 쉽게 작업을 하고, 쉽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창작을 많이 한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너무 전통에 매이면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해 쉽게 작업을 하라고 제자들에게 권한다"고 말한다. 이어 "채본을 따라 그대로 그리는 민화의 소재를 휴대전화나 자동차 등 현대적 소재로 바꿔 재해석해 보면 어떻겠냐"라며 "모방하면 그것도 표절이다. 굴레를 벗어날 수 있어야 진정한 창작"이라고 말했다.
# 전시 제안 등 '반구천의 암각화' 홍보도 열일
박 작가는 반구대 암각화를 알리는 일에도 열심이다.
'반구천의 암각화'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 등재 절차를 밟는다는 소식을 듣고, 울산시에 암각화 창작품 전시를 제안했다고 한다. 또 5천 명이 넘는 친구가 있는 자신의 SNS에 꾸준히 암각화 작품 사진을 올려 작품 홍보뿐 아니라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타 지역 교류전에도 반구대 암각화 작품을 중심으로 출품해 울산의 예술 자산을 적극 알리고 있다.
박현율 작가는 경남 통영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과를 졸업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울산광역시미술대전 우수상 및 특·입선 등의 경력이 있으며 2021년 대한민국미술인상(한국미협), 2019년 올해의 작가상(울산미협)을 수상했다. 울산전업작가회전, 울산한국화회전을 비롯해 각종 초대전 및 그룹전에 다수 참가했다. 현재는 울산미술협회 감사, 울산전업작가회, 울산한국화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