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건강] 20~30대도 급증···염증성 장질환, 젊다고 방심하면 안돼

[정석원 울산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장 'IBD A to Z'] 최근 5년 국내 IBD 환자 30% ↑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대표적 유전 무관···환경적 요인 더 중요 증상·혈액·조직검사 등 종합 판단 신약 개발로 치료 효과·편의 개선 신선 음식 등 건강식, 예방에 도움

2025-06-11     김상아 기자
정석원 울산대학교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장.

개그맨 장동민 씨가 앓고 있다고 밝힌 궤양성대장염, 가수 윤종신 씨가 수술까지 받았다고 고백한 크론병. 이 두 질환은 모두 염증성 장질환이다.

최근 5년 새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약 30%나 증가했고,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발병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7만814명이었던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2023년 9만2,665명으로 급증했으며, 이 중 25.8%가 20~30대이다. 울산 동구에 거주하는 김모(30대) 씨는 "설사가 며칠 지속되고 체중이 빠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결국 크론병 진단을 받고 나서야 후회했다"고 말했다. 복통, 설사, 혈변 등 증상이 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기 쉬운 염증성 장질환, 정확히 어떤 병이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정석원 울산대학교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장을 통해 알아보자.

#크론병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 어느 부위에나 염증이 생길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함께 '염증성 장 질환(IBD)'에 속하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대장에만 염증이 생기지만 크론병은 전 소화기관에 걸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환자 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고,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주요 증상은 설사, 복통, 혈변, 체중 감소이며, 관절통이나 피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장염·과민성대장증후군과 차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나 긴장에 따라 복통·설사가 생기지만, 실제 장에는 염증이 없다. 반면 크론병은 장에 염증이 존재하며, 항문 누공, 농양 등의 항문 질환이 흔히 동반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 점액변, 급박변 등이 자주 나타나며, 소아의 경우 성장 발달 지연도 동반될 수 있다.


#유전적 영향
크론병은 대부분(약 90%)이 유전과 무관하게 발생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약 10% 수준이며, 부모 모두가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자녀의 발병 위험이 4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50% 이상까지도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유전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암으로 이어질 위험성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대장암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 특히 염증이 장기적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질병 지속 기간이 8년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매년 대장 내시경을 통한 감시가 필요하다. 염증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암 예방의 핵심이다.


#크론병 진단과 치료
코로나처럼 단일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임상 증상, 혈액·대변 검사, 영상검사,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시경 및 조직검사 결과를 종합해 진단한다. 진단 후에는 염증을 조절하는 항염증제를 사용하며, 치료 경과에 따라 3개월~1년 단위로 재평가해 약물을 조정한다.

과거에는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주로 사용했으나, 증상은 좋아져도 염증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종양괴사인자(TNF)'라는 염증 유발 물질을 차단하는 인플릭시맙, 베돌리주맙, 유스테키누맙 등의 생물학제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효과가 크게 향상됐다. 최근에는 정맥 주사 대신 피하 자가 주사 또는 먹는 약 형태의 신약도 개발돼 편의성도 높아졌다. 질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 합병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 조심해야 할 것
명확한 원인은 없지만,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 섭취가 크론병 유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성분들은 장 점막을 약화시키고 유해 세균이 장 내로 침투하는 통로를 열어 염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신선한 음식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면 유익균이 늘고 장내 환경이 좋아져 예방에 도움이 된다.



#완치 없는 만성 질환
크론병은 현재로서는 완치보다는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한 만성 질환으로 여겨진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한 치료와 생활 관리로 충분히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실제로 많은 환자가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크론병은 한 번의 치료로 끝나는 질병이 아니다. 꾸준히 자신의 몸 상태를 관찰하며 병을 친구처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긍정적인 자세와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환자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학교나 직장에서,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

정리=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