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마다 끊어진 전깃줄 방치···시민 안전 위협
남구 야음·신정동 등 사업지 곳곳 늘어진 전선에 감전·화재 등 우려 사업 지연·관리주체 부재 등 이유 예산·행정절차 한계도 방치 한몫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벌어지는 울산 곳곳에서 끊어진 전깃줄이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아래로 늘어져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거나 오토바이·차량 운행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 만에 하나 전기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을 경우 화재나 감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17일 울산 남구 야음동, 신정동 일대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가 완료된 건물 주변에 끊어진 전선이 길게 늘어져 있거나 도로주소판과 상가 간판을 가리는 등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인근 주민 김모(55·야음동) 씨는 "끊어진 전선들이 이렇게 방치된 지 벌써 3년 가까이 된 것 같다"라며 "전기가 완전히 차단됐는지도 알 수 없어 불안한데, 이러다 인도까지 내려와 아이들이 잘못 건드릴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끊어진 전선 대부분은 전기가 흐르지 않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지만, 방치되거나 파손된 전선이 화재로 이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 2019년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파손된 고압 전선에서 튄 불티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길게 늘어진 전깃줄에 이륜차 운전자들이 헬멧이나 핸들이 걸려 다치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전선 방치는 특히 재개발 지역에서 잔류 세입자나 사업 지연 등으로 철거가 부분적으로 진행되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곳곳에 한국전력의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통신선이 설치되기도 하는데, 더는 사용되지 않는데도 제거·이설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그대로 방치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통신사들이 전봇대에 통신선 등을 설치하려면 한국전력에 사용 신청을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후 별도의 관리 규정이 없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재개발 지역의 전선·케이블 등 이설과 지중화 요청은 조합 등 신청에 따라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통신선 등은 사업주가 사후관리를 책임지는 부분으로 관련 민원이 발생하면 통신사업주에 전달하고 있으며, 긴급할 경우 한전이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자체는 매년 도시미관 저해와 보행자 안전문제 해소를 위해 지상 전신주와 통신선 등 정비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과 행정절차의 복잡성으로 인해 정비에는 한계가 있다.
통신선 철거 및 정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매년 전국 단위의 수요 조사를 통해 시행되며, 울산도 각 구·군에서 이에 맞춰 정비를 요청하고 사업을 집행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울산 전역의 53개 구역에서 약 882㎞에 달하는 공중케이블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올해도 중·남구 각 1곳, 동·북구·울주군 각 2곳 등 8개 구역에서 39억원의 예산을 들여 약 199㎞의 통신선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구·군에서는 방치된 전선이 어느 통신사 것인지, 실제 전류가 흐르고 있는지 여부를 즉시 파악하기 어렵고, 사실상 관리주체가 나서서 정비해야는게 맞다"라며 "지중화 사업 등이 필요한 정비 구역을 선정해 매년 순차적으로 정비하고 있지만, 워낙 범위가 넓고 대상 지역이 많아 즉각적인 정비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