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스루 안전요원 의무화···현장은 아직 '깜깜'

제도 시행 4개월 불구 배치 소홀 매장 운영자들 "의무인지 몰랐다" 올해 2월 이후 신규 업소만 적용 조례도 '검토' 수준···강제력 없어 명확한 기준·관리감독 필요성 대두

2025-06-24     정수진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드라이브스루 매장의 안전요원 배치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울산지역 현장에서는 안전요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매장 운영자들은 "의무인지조차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제도에 대한 인식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의무인지 몰랐다"...현장 인식도 낮아

24일 울산 남구의 A드라이브스루 카페. 이 매장은 지난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곳으로, 대형 화물차가 수시로 오가는 도로변에 위치해 차량 흐름이 빠르고 사고 위험이 높은 지점에 놓여 있다. 그러나 차량 입·출구 어디에서도 안전요원은 보이지 않았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지역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26~29곳에 달하며, 대부분 카페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상당수가 도심 3~4차선 대로변에 위치해 차량 흐름과 보행자 이동이 혼재되는 구조다. 실제 일부 매장 앞은 점심시간과 주말마다 대기 차량이 5~6대씩 늘어서면서 교통 정체와 사고 위험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울산 남구의 한 드라이브스루 매장 관계자는 "안전요원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며 "다만 차량이 몰리는 점심시간대(오후 12~4시)에만 자체적으로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 관계자도 "안전요원 배치가 의무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매장은 출입구가 골목에 있어 덜 위험한 편으로 따로 인건비를 들여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차구매점'으로 불리는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차량에 탑승한 채 식음료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시설로,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도로변에 위치해 보행자와 차량 간 충돌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2023년 10월 개정된 도로법 제62조에 따라 올해 2월부터는 신규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개설할 경우 차량 진출입로에 안전요원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다만 이 법은 기존 매장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드라이브스루를 운영하려면 지자체의 도로점용허가를 받아야 하며, 취재진이 찾았던 A매장의 경우 2023년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안전요원 의무 배치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시 조례엔 '검토'만...지자체 "명확한 기준 없어"

울산시는 시민의 보행권과 교통안전 확보를 위해 2023년 6월부터 '승차구매점 교통안전 관리 조례'를 제정·시행하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보도 위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속도저감시설, 횡단시설, 교통신호기 등의 보행시설과 시선유도시설, 방호울타리, 도로반사경 등 안전시설물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조항은 '설치 권고'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안전요원 배치는 '검토' 사항으로만 명시돼 있어 법적 강제력은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국토교통부 차원의 안전요원 배치에 관한 세부 기준이나 필요 인력 수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마련되지 않아 지자체들이 제도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안전요원을 입·출구 양쪽에 모두 둬야 하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다"라며 "승차구매점(드라이브스루)뿐 아니라 모든 도로점용허가 신청에 대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교차로, 버스정류장 등 주변 교통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점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