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울산 '먹는 치료제' 확보 약국 13곳 뿐
지난달 20~26일 입원환자 139명 4주만에 두배 이상 증가 에어컨 사용 늘고 환기 잘 안돼 휴가철 사람들 접촉도 늘어 여름철 재유행 가능성 약국 "도매상 통해 직접 구입해야 주문 넣어도 ‘재고 없다’만 되풀이 정부 지원없이 개별 확보 쉽지 않아"
여름철 코로나19 유행이 우려되고 있지만, 울산에서 사실상 유일한 먹는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확보한 약국은 13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지역 일부 환자들은 독감약을 처방받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치료제의 정부 공급 중단 이후 민간 유통 체계로 전환되면서 약국 역시 먹는치료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 표본감시 결과 지난달 30주(7월 20~26일) 139명이 입원한 것으로 집계돼, 이는 26주(6월 22~28일) 63명과 비교했을 때 불과 4주 만에 환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 호흡기 검체에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과 하수 감시를 통한 바이러스 농도 역시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여름철 재유행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여름철 코로나19가 정점이었을 당시 입원환자가 1,441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확산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무더위로 인해 실내에서 에어컨 사용이 늘고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휴가철을 맞아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면서 이달에도 환자 발생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과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 환자들 사이에서도 확진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정작 치료제를 구하지 못해 해열제나 독감약으로 증상만 완화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의 한 20대 여성 확진자는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제가 없다고 해 독감약 처방만 받았다"며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질까 불안했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감염병포털에 등록된 울산지역 코로나19 조제기관(약국)은 128곳이지만, 먹는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13곳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제약사로부터 직접 치료제를 구매해 보건소를 거쳐 약국에 공급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약국이 제약사(도매업자)를 통해 치료제를 직접 구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일선 약사들은 먹는치료제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A약사는 "이전에는 보건소에서 물량을 지원해 약국이 안정적으로 치료제를 보유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약국이 도매상에서 직접 구입해야 한다"며 "정부 지원 없이 개별적으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B약사 역시 "팍스로비드 주문을 넣어도 '재고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된다"라며 "또 코로나19 환자가 많지 않아 구비해두기도 부담스럽다"라고 전했다.
다른 먹는치료제인 라게브리오도 있지만 이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약으로 70세 이상 고령자에게만 처방가능 하기 때문에 70세 미만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먹는치료제는 팍스로비드 하나 뿐이다.
실제 기자가 무작위로 울산지역 약국 10곳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절반인 5곳은 "먹는치료제의 재고가 없다"고 답했다. 3곳은 팍스로비드가 소량 있었고, 나머지 2곳은 70세 이상 고위험군 환자에게만 처방하는 라게브리오만 구비한 상태였다.
라게브리오를 보유한 한 약사는 "약이 있긴 하지만 70세 미만이면 처방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지난 1일 기준 먹는치료제를 보유한 기관은 59곳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중 팍스로비드를 보유한 기관은 13곳"이라며 "치료제 보유 현황은 매주 파악해 업데이트 하고 있고, 시·보건소에 치료제 보유 기관을 문의하면 안내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감염병대응위원회는 지난 30일 "코로나19 치료제의 정부 공급이 중단되고 시중 유통망을 통한 구매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국민이 의료기관에서 치료제 처방을 받은 이후 인근 약국에서 약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정부는 일선 약국에 코로나19 치료제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조치해 국민 불편을 해결해 주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