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지역 공공의료기관 인력 양성 '특수목적 의대' 필요
[지역완결 의료체계, 체질 개선이 먼저다] (2·끝) 울산의료원 의료진 수급
울산시가 지역 숙원사업이자 이재명 대통령 공략인 울산의료원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사직 전공의들의 수도권 연쇄 이동으로 지방 병원 의료 공백이 예고돼 울산의료원 의료진 수급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의료원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지역에 의료 인재 유입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공공진료 특성화를 통한 역량 강화, 특수목적 의대 설립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18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상반기 완료한 울산의료원 설립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용역에 대해 '어린이치료센터 특화' 부분을 반영한 추가 용역을 진행한다. 대선공약으로 울산의료원 건립에 어린이치료센터 특화라는 전제조건이 붙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다음 추경예산을 확보해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용역 결과에 따라 울산의료원 어린이치료센터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최소한 24시간 소아응급 진료체계와 소아 입원병동을 갖춰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아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의료진 확보가 관건이다.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을 구하기가 어려운데다, 전국 각지의 지방의료원들 대다수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운영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3분의 2이상이 필수의료 인력을 구하지 못해 진료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지난 2019년 292억원 흑자를 냈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코로나 환자를 전담하면서 코로나 병원이라는 인식이 생기며, 환자들의 방문이 끊어졌고, 의정갈등까지 겹치면서 지난해에는 1,600억원의 당기순손실액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공의 수도권 쏠림 현상까지 가중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모두 2,532명으로 이 가운데 1,707명(67.4%)은 수도권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고, 비수도권 병원은 825명(32.6%)이 근무중이다.
의정 갈등 전인 2023년 말 수도권 근무 전공의 비율이 64%였던 것과 비교해 수도권 비중이 더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전공의들이 수도권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복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정 갈등으로 수련병원을 떠나 지방 병·의원 등에 취업한 사직 전공의들까지 원래 있던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경우, 지방 병원들은 전공의 뽑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강원 속초의료원은 지역 주민을 위한 통증클리닉과 재활센터 활성화 등 지역 여건에 맞는 특화 진료를 강화하면서 이달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원주의료원도 최근 응급실을 두 배로 확장해 야간 소아 진료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울산의료원 역시 단순히 지역 종합병원급 의료시스템에 어린이치료센터를 포함시켜 구색만 맞추기보다는, 어린이치료센터를 중심으로 민간이 기피하는 산부인과, 감염병, 재활 등 필수 의료 분야를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의 공공의료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지원은 물론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만 근무할 인력을 따로 양성하는 '특수 목적 의대'와 같은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공의료원은 일반 대형병원에서 기피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수익성과는 거리가 있다. 공공의료 유지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