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대표역 '태화강역' 이제는 '울산역'으로 되돌릴 때다
코레일, 태화강역 2급 관리역 승격 현 울산역, 부산역 산하 소속 격하 위치 등 외지인들 혼동 잇따라 문석주 시의원 "정체성 반영 못해" 전문가 "애초 개명 자체가 문제" 일각선 역명 변경 반대 목소리
울산의 대표 관문으로 부상하고 있는 '태화강역'이 관리역으로 격상된 만큼, 역명도 현실에 맞게 반드시 변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과거 이름이었던 '울산역'을 되찾아 도시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울산 대표역은 태화강역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6월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태화강역을 3급에서 2급 관리역으로 승격했다는 본지 보도 이후 역명 변경을 둘러싼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관리역은 해당 시·도 지역의 가장 대표되는 기차역으로, 3급 소속역의 안전관리 및 지원을 맡는다.
태화강역의 소속역은 서생역, 남창역, 망양역, 덕하역, 개운포역, 북울산역, 온산역, 울산신항역, 울산항역, 용암역 등 10곳이다.
기존 관리역이었던 울주군 언양에 위치한 KTX울산역(통도사)은 부산의 관리역인 부산역의 산하 소속역으로 격하돼 관리를 받게 됐다.
울산역은 오래 전부터 부역명에 경남 양산의 '통도사'가 함께 표기되어 있어 지역 대표성을 약화시키고 정체성에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울산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때문에 외지인들이 도심에 있는 태화강역과 혼동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에서 30년 넘게 일한 택시기사는 "울산역에서 외지 손님을 태울 경우 '왜 이렇게 멀리 있냐'는 불만을 정말 많이 듣는다"며 "가끔은 울산역이라는 이름을 듣고 당연히 도심에 있는 줄 알고 태화강역과 착각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ITX-마음을 타고 태화강역에 도착한 20대 여성 A씨는 "'태화강역' 이름만 들었을 때는 간이역까지는 아니지만 엇비슷하게 작은 규모의 역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막상 와 보니 도심에 위치해 있고, 규모도 커서 왜 이름이 울산역이 아닌지 의아했다"고 떠올렸다.
#역명 변경, 다시 뜨거운 감자
울산역이 부산역 소속으로 옮기게 되면서 역명 변경에 관한 논의가 다시 불 붙고 있다. 태화강역의 역명 변경은 2023년에도 공론화된 바 있다.
당시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에 맞지 않은 역명"이라며 ""KTX 울산역은 '서울산역'으로, 태화강역은 '울산역'으로 환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 박영웅 대표는 "현 울산역은 부역명에 타지역이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울산 대표역으로 이미 한계가 있다"며 "2년이 지난 지금, 태화강역에 여러 고속열차가 정차하고 노선도 계속 확대될 예정인데 하루라도 빨리 '울산역'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시의회 문석주 의원도 "최근 철도 인프라의 큰 변화에 따라 태화강역이 관리역으로 변경됐으나, 역명이 그에 걸맞는 울산 정체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연히 '울산역'으로 변경해야 한다. 조만간 울산시에 서면질의를 하고 시민단체 의견 등을 토대로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 전문가는 "울산의 장기 철도 계획을 보면 20~30년 전부터 태화강역이 울산의 위상을 가져갈 거라고 예견돼 있었고, 이제 그게 실현됐을 뿐이다"며 처음부터 태화강역으로 바뀐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경주나 일본처럼 태화강역을 울산역으로 바꾸고, 울산역을 '신울산역'으로 개명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울주군을 지역구로 둔 울산시의회 홍성우 의원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홍 의원은 "KTX 울산역을 유치할 때 이미 다 결정된 사안인데 이제 와서 이름을 바꾸는 건 말이 안된다"며 "태화강역 이름을 변경해야 하는 건 공감하지만, 울산역 이름을 가져갈 게 아니라 유럽처럼 '울산중앙역'으로 바꾸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제언했다.
한편 태화강역은 1921년부터 울산역으로 불렸다가 2010년 고속철도가 다닐 KTX역사가 울주군 언양읍에 건립되면서 역명을 '울산역'으로 결정했다. 이에 기존 울산역은 태화강역이라는 역명이 붙게 됐다.
신섬미 기자 01195419023@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