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에 깃든 시간의 흔적, 우리네 삶에 풀어내"
[암각화, 울산예술로 꽃피우다] (10) 서양화가 김성동
"반구천의 암각화에 깃든 시간과 삶의 흔적을 우리 삶과 연결해 풀어내고 싶었죠."
지난 20여 년간 '황토'를 주재료로 작업을 이어온 서양화가 김성동은 흙이 지닌 색감과 질감을 토대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펼쳐왔다. 그에게 황토는 어머니와 같은 포용력을 지니면서도, 인간이 태어나고 돌아가는 영원한 안식처로 다가왔다.
김 작가는 "황토는 반구대 암각화를 표현하기에 흥미로운 재료"라며 "전통적인 소재이면서 편안하고 친숙하다"라고 설명한다. 처음 반구대 암각화를 접했을 당시, 그는 "비록 손으로 만질 수는 없었지만, 눈과 마음으로 결을 따라가니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린 듯 말을 걸어왔다"라고 회상했다.
그의 작품은 일부 원형을 충실히 재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상상과 해석을 담아 재구성한다. 각 문양과 점, 선에는 선조들의 삶과 사유가 담겨 있으며, 황토와 숯가루 등 천연 재료의 물성을 살려 시간의 흔적을 표현한다. 김 작가는 "형태는 변해도 본질은 이어진다"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내는 데 주력한다.
특히 그는 오방색 가운데 황색이 지닌 중심·안정·조화의 의미에 주목한다. "흙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친근한 소재이기에 세계인들에게도 흥미롭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라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암각화를 매개로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는 공감을 작품 속에 담고자 한다.
김성동작가는 앞으로 반구천 암각화의 형상과 그 너머 숨은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시리즈로 선보일 계획이다. "각 형상 속 시간과 흔적을 재해석해 현대적 감각으로 확장하고 싶다"라며 "보는 이들이 인간·자연·시간의 연결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잠수와 수몰 위기에 놓인 암각화의 현실에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포르투갈 코아 암각화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보호와 홍보에 투자해야 한다"라며 "작가로서 작품을 통해 이 문제를 알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공감과 책임을 환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성동 작가는 울산대학교 대학원 텍스타일패션디자인학 석사 졸업했다.
프랑스 파리 에골드보자르 아트(Ecole de Beaux-Arts) 과정을 수료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로, 개인전 30회, 아트페어와 단체전 215회의 전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울산미술협회 회원으로 울산사생회 회장을 역임했다.
울산 중구 남외동에서 화실을 운영 중이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