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월에도 역대급 폭염, 산업현장 긴장 늦춰선 안돼
(사설2) 9월에도 역대급 폭염, 산업현장 긴장 늦춰선 안돼
9월에 들어섰음에도 울산의 폭염 기세가 꺾일 줄을 모른다. 계절의 변화를 무색하게 만드는 역대급 더위 속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4일, 울산의 한 공사 현장에서 40대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증상으로 쓰러져 끝내 숨을 거뒀다. 체온이 43도까지 치솟을 정도의 극한 상황이었다.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기후 변화가 우리 일터와 일상을 어떻게 위협하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다.
올여름 울산은 말 그대로 '끓는 가마솥'이었다. 폭염일수는 26일로 12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고, 평균 최고기온 역시 30.7도로 역대급 무더위로 기록됐다. 밤에도 더위는 식지 않아 열대야 일수는 17일에 달해시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환경이었다. 실제로 올해 울산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며 집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산업 현장의 안전 문제다. 울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수도로, 수많은 노동자가 야외 및 고온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이번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곳 역시 대규모 공사 현장이었다. 사고 이후 시공사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폭염이 예견된 상황에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충분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산업 현장의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강화해야 할 때다. 폭염특보 발효 시 작업 시간 조정, 그늘진 곳에 충분한 휴식 공간 마련, 시원한 물과 이온 음료 비치 등 기본적인 수칙이 현장 끝단까지 철저히 이행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원청업체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위험 상황 발생 시 즉각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비용 문제로 치부하는 안일한 인식이 남아있는 한, 제2, 제3의 비극은 되풀이될 것이다.
9월이라고 해서 폭염의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상청은 당분간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며, 비가 내릴 경우 습도가 높아져 체감온도는 더욱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이상 울산에서 폭염으로 인한 안타까운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 산업 현장의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사회 전체가 기후 변화의 위험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