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재선충병 확산세 ‘심각’…울주·북구 이어 중구도 위협
울주군 16만여·북구 8만여 그루 중구 7,375그루 감염…확산 우려 기후변화 등으로 피해 계속 증가 산림청·지자체, 저지선 구축 검토
울산지역의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며 심각 수준인 울주군·북구에 이어 중구마저 위협받고 있다. 행정당국은 이달부터 방제사업에 착수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저지선 형성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우려목은 울주군 16만6,663그루, 북구 7만9,221그루로 '심각' 수준인 가운데 인접한 중구는 7,375그루로 나타났다. 기존 울주군은 밀양 등에서, 북구는 경주에서 확산했는데 이들 지역의 인접지인 중구까지 점차 번지는 상황이다. 특히 중구 성안동, 약사동을 중심으로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크기 1mm 내외의 실 같은 선충이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에 의해 몸 안에 서식하다가 소나무류에 침입해 나무를 죽게 만드는 병으로, 치료약이 없어 감염되면 100% 고사한다. 이렇게 고사목이 방치되면 결국 산림생태계가 붕괴돼 산불 위험, 산사태 등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고온 등 원인으로 재선충병 매개충의 활동기간이 빨라지고 서식 지역이 확대됐지만, 소나무류의 생육여건은 취약해져 재선충병 피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림청은 지자체 방제 역량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방제 여건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9월 울산시 각 구·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방제전략을 논의했다. 그 결과 기존 피해 구역 안에서 '단목 방제'를 하기보다는 신규 발생 지역에서 확산을 막는 '저지선' 형성이 검토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최현준 산림기술사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추세가 강하다 보니까 신규 발생 면적을 줄여서, 감염 피해 나무 수에 연연하지 말자고 논의했다"며 "예를 들어 1ha 안에 100그루가 감염된 것과 100ha 안에 100그루가 감염된 것은 다르다. 피해 면적을 줄이는 방향이 큰 기조다. 단목 방제는 예산이 한정 없이 들어가는 실정이다. 드론 방제, 예방나무주사 등의 방법을 계획적으로 수립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제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 구·군은 도출된 방제전략을 토대로 이달부터 내년 5월까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예방 사업을 착수한다.
중구청 관계자는 "'나무가 빨갛게 변했다' 등 소나무재선충병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민원이 들어와도 여름까지는 방제시기가 아니라 방제를 못 한다"며 "최종 대응 방안이 정해지면 이달부터 방제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어제 안 보이던 게 오늘 보이는 수준으로 늘고 있어서 앞으로 얼마나 더 확산할지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예측한 결과, 앞으로 재선충병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울산시는 장기적으로 소나무를 활엽수 등으로 바꾸는 수종전환 방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재선충으로 인해 소나무를 많이 베어낸 지역은 소나무를 다시 심지 않고, 활엽수를 심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산불에 강하고, 재선충 피해가 없는 활엽수 위주로 조림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꾸준히 확산하는 만큼 근본적인 대응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윤경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은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초 산림청에서 생각했던 훈증, 파쇄 등 방법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같은 방법을 썼을 때 해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방법이 옳은지 틀렸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