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울산에 계셔서 참 감사합니다"
-자연식 한식대가 박경옥 마마스홈퀴진 대표 이야기- 평범한 부엌서 시작된 자연식 ‘건강 물결’ 식재료 들여다보며 장 담그며 ‘음식 공부’ 땀·손맛·철학 담긴 따뜻한 밥상 ‘인생의 힘’
어느 날 내가 먹는 밥 한 숟갈이 문득 낯설게 느껴졌다. 질 좋은 쌀이고, 반찬도 정갈했지만 이상하게 따뜻함이 없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건강한 음식'이라는 말이 단지 영양소의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날 이후 나는 '밥'이 아니라 '밥상'의 힘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만난 분이 박경옥 자연식 한식대가이다. 그녀는 울산 울주군에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마마스홈퀴진㈜를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아이 둘을 키우며 자연스럽게 자연식에 눈을 떴다고 한다.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돼 하나하나 재료를 들여다보고, 장을 담그고, 발효를 공부하다 보니 음식이 인생을 바꾸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평범한 엄마의 부엌에서 시작된 실험이 이제는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자연식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그녀는 "요리는 사랑을 보여주는 가장 실용적인 방식"이라 말한다. 그래서일까. 마마스홈퀴진의 밥상은 기술보다 마음이 앞선다. 누룩으로 천천히 발효시킨 된장, 미나리 원액이 은은하게 감도는 액상소금, 보이차로 만든 건강한 보이된장까지.
"진짜 된장은 짜지 않아도 깊은 맛이 나야 해요"
박 대표의 말 한마디에서 그녀가 걸어온 시간이 느껴졌다. 그 발효의 내공이 담긴 된장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했을 때, 나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요리 수업을 듣는 기분이었다. 메줏가루를 주무르는 손끝에 내 체온이 스며들고, 쌀누룩이 살아나는 그 감촉이 이상하리만큼 경건했다.
그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자연의 호흡'을 배우는 일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우리는 점점 손으로 하는 일을 잃어가고, 음식조차 손에서 멀어져 버렸다.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전자레인지와 배달앱에 의지하면서, 진짜 맛은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마마스홈퀴진에선 그런 생각이 부끄러워진다. '밥은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짓는 것'이란 사실을 일깨워주니까.
한식대가로서의 철학은 깊고도 단단하다. 그녀의 음식 철학은 화려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땀과 손맛이 담긴 작은 부엌에서 시작된다.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면 그 정성이 다를 수밖에 없죠"
그래서 그녀는 고집스럽게도 자연 그대로를 고른다. 유전자조작 생물(GMO)이 없는 우리 농산물, 무방부제 무보존제, 합성 착색료 없는 진짜 음식.
그 결과는 마마스홈퀴진의 여섯 가지 자연 발효 소스 라인업으로 이어졌다. 된장은 된장 맛만 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가 담기고, 소금은 짜기만 한 게 아니라 향과 철학을 품는다.
그녀의 쿠킹클래스는 늘 소규모로 진행된다.
"음식은 사람이 하는 일이에요. 가까이서 눈을 맞추고 마음을 전하는 수업이 되어야 하죠" 그래서 클래스에선 늘 정갈한 볼, 깨끗이 손질된 식재료, 따뜻한 설명, 그리고 한 끼의 시식까지, 그 무엇 하나 소홀하지 않다.
시식 시간엔 "된장이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요?"라는 탄성이 터진다. 참치된장파스타, 쌈밥, 된장국. 그 안에는 발효의 시간과 손의 감각, 그리고 한식대가의 겸손한 철학이 들어 있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만약 울산에 박경옥 대표가 없었다면 이런 따뜻한 밥상을 우리는 어디서 배울 수 있었을까. 마마스홈퀴진은 하나의 '삶의 방향'이다. 더디지만 건강한 방식으로, 복잡하지 않지만 깊은 맛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자연의 리듬을 회복하는 장소.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조용히 말씀드리고 싶다. "울산에 계셔서 참 감사합니다" 세상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싶은 날, 마마스홈퀴진의 발효된 된장처럼 따뜻하고 느긋한 삶을 만나보시길. 전미향 울산시 블로그 기자·창업일자리연구원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