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항만공사, 항만 오염토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울산항 3·4부두가 심각한 토양오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2022년 발암 가능 물질이 포함된 오염토가 대량 발견됐다. 3년이 다 되도록 정화 작업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오염 면적은 9,000㎡에 달하고, 오염량은 1만9,000㎡를 넘는다. 기준치의 13배가 넘는 석유계 총탄화수소(TPH)가 검출됐다. 총탄화수소는 익히 알려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다.
그런데 울산항의 관리·운영 주체인 울산항만공사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항만공사는 오염이 발견된 지 3년이 다 되도록 누출 지점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액체화물을 이송하는 지하 배관에서 유종이 확인되지 않은 석유화학물질이 누출돼 생긴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지하 배관 어디가, 언제 터졌는지 아직도 모른다.
더 황당한 것은 울산항만공사의 현재의 입장이다. 그들은 "현재 화물 이송이 정상"이라고 말한다. "과거 누출 지점이 이미 조치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아무 근거 없는 낙관이다. 문제가 눈앞에 확인됐는데, 현재 이상이 없으니 괜찮다는 논리다. 오염물질 분석도 망설이고 있다. 분석을 통해 유출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항만공사는 "분석을 진행할지 검토 단계"라며 시간을 끌고 있다. 울산항만공사는 여기에 더해 누출 시점이 자신들의 관리하기 전인 2007년 이전일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행정기관인 남구청이 원인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구청의 입장은 단호하다. 오염 원인 조사는 관리자인 울산항만공사가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도 토지 소유주이자 시설 관리자인 항만공사가 명백한 정화책임자다. 토양환경보전법은 오염 원인자를 당장 찾기 어렵다면, 시설 소유자(항만공사)가 먼저 정화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후 원인자를 찾아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이 순서다.
울산항만공사는 이미 2022년 오염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긴급 정화를 시행했다. 이는 스스로 책임을 일부 인정한 셈이다. 물론 수백억원에 달할 정화 비용이 부담될 수는 있다. 하지만 비용 때문에 항만 근로자는 물론 시민들의 안전을 해칠 수는 없다. 책임 공방이 길어지는 사이, 발암 가능 물질은 울산항 토양에 방치되고 있다. 오염이 더 확산할지도 모른다. 울산항만공사는 변명과 추정을 멈춰야 한다. 관리 기관으로서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즉시 정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울산항 오염토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