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LNG는 신재생 아니다?···울산 분산특구 보류 논란
법에 제한없어···환경부 자의적 판단 이 대통령 '경주선언' 내용과도 배치 산업부선 만점 평가···기준도 불투명 "산업 경쟁력 강화 취지에도 어긋나"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 특구) 선정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란 이유로 보류된 데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APEC에서 전세계에 "LNG는 지속가능하고 안정적, 경제적,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밝힌 '경주 선언'과 배치되는 환경부의 '자의적 결정'이란 주장도 나온다.
6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는 분산에너지의 발전원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5일 연 에너지위원회에서 울산이 발전원으로 사용하려는 LNG 열병합발전소가 신재생에너지는 아니라는 일부 위원들의 이의 제기로 특구 선정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뿐만 아니라 LNG와 암모니아를 원료로 쓴다는 계획을 제출한 충남과 경북도 특구 선정에 함께 고배를 마셨다.
신청서를 낸 7개 시도 가운데 선정된 전남, 제주, 부산 강서구, 경기 의왕시 4곳은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모델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발전원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전력이 ESS를 거친다는 이유로 재생에너지로 분류·선정됐는데, 원전이나 화력발전 등 다양한 발전소에 공급되는 전력이 섞일 수 있다는 점에서 모순이 있다. ESS를 저장됐다가 나온다고 해서 화석연료가 100% 친환경에너지로 탈바꿈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타지역의 모델은 산업 발전의 측면 보다는 차량 탈탄소, 난방설비 전기화 등 소비의 환경적인 면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울산은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분산에너지를 원하는 기업들이 17곳이나 있고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한데도, 미래 계획만 제시하고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산업 활용도가 떨어지는 지역들이 선정돼 분산에너지의 당초 도입 취지 중 하나인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에너지 체계 구상과 함께 탄소중립 국가로의 전환을 앞당기겠다고 하면서, 특히 LNG의 경우 과도기적 보완 에너지원이자 현실적인 선택지로서의 역할을 인정한 바 있다.
이 같은 LNG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친환경 연료로 인정하지 않은 환경부의 시각은 이번 특구 보류로 엇박자를 낸 셈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선언에서 "천연가스와 LNG가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이며 경제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하고, 각국의 에너지 시스템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식한다"라며 "에너지 분야에서 AI가 지닌 혁신적 잠재력에 주목한다"라고 전세계에 선언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울산이 전력을 공급하려는 SK MU(멀티유틸리티) 발전소는 수소발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설이다.
즉 현재 탄소중립의 전환기적 시점에선 화석연료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LNG를 사용하고 향후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원료로 쓸 수 있도록 상용화된다면 수소발전소로 전환한다는 울산의 계획에 대한 환경부의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당초 분산 특구 정책을 맡았던 산업부가 울산 모델에 대해 '만점' 수준의 평가를 한데 비해, 새 정부 들어 산업부의 에너지정책을 흡수한 환경부가 우려대로 환경적인 규제 중심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산업도시인 울산의 걱정은 더 클 수 밖에 없게 됐다.
실제 분산 특구 선정을 심의한 에너지위원회의 19명 위원 중에는 에너지 전문가보다 환경 관련 인사들이 더 많이 포함되기도 했다.
울산지역 정재계 전반에서 "대한민국 산업수도로서 중화학공업을 이끌며 각종 환경오염 문제까지 겪은 울산이 이젠 신재생에너지 전환기 과정에서 정부 정책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게 수 있을 가능성도 보인다"라며 "울산 역시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간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정부가 규제보다는 산업 발전 측면에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만약 산업수도 울산이 환경부에 의해 위축된다면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