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분산특구 보류 ‘분통’…지역 민심 외면 안 된다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보류 결정이 울산 지역 사회 전체를 들끓게 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계는 물론, 울산시의회와 여야 정치권까지 한목소리로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며 조속한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단순한 정책 이견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 수도의 절박한 생존 요구이자 미래 전략에 대한 외침이다. 정부는 이처럼 들끓는 지역 민심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번 결정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인지는 울산상공회의소의 성명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울산상공회의소는 울산이 국내 최대 LNG 인프라를 갖췄고,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즉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유일한 모델을 제시했음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3년간 7차례, 68%나 폭등한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의 80%가 산업용인 울산 기업들이 막대한 충격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분산특구는 실질적 해법이라고 호소했다.
울산시의회의 결의문 역시 정부의 '전략적 오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시의회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자체가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500㎿ 이하 LNG 열병합 발전을 명백히 포함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법적 근거도 없이 재생에너지라는 잣대 하나로 즉시 실행 가능한 울산 모델을 보류한 것은 명백한 정책적 편향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결정은 국제적 흐름과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불과 며칠 전 '2025 APEC 경주 선언문'에서도 천연가스(LNG)를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이며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명시했다며, 법률과 국제적 합의, 그리고 산업 현장의 절박함을 모두 무시한 결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산업수도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정부를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의원들 역시 '울산 시민 전체의 문제'라며 신재생에너지 계획 보완을 전제로 즉각적인 지정을 촉구했다. 비록 책임 소재에 대한 시각차는 있으나, 분산특구 지정이라는 대의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울산의 요구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SK·아마존의 100㎿ 급 AI 데이터센터에 즉각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단순한 지역 사업이 아니라, 국가 AI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다. 수도권 전력망 과부하와 송전망 지연 문제를 해결하고 '지산지소(地産地消)'를 통한 국토 균형발전을 이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신재생에너지를 곡해한 편향된 시각을 거두고, 분산에너지법의 본래 취지와 국가 산업 경쟁력이라는 대의에 맞게 보류 결정을 철회하고, 울산을 특구로 지정하길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