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기등대 인근 공공용지에 해수청 직원 무단 경작 논란
사택 거주 직원들 텃밭으로 가꿔 "장기간 나대지 상태 잡초 등 무성 관리 차원에서 활용 … 불법 아냐" 시민들 "대왕암공원 산책로 인근 "공간 이용할 다른 방안 모색 필요" 동구 "해당 부지 해수청 관리·관할 국유지 … 구청에서 관여할 수 없어"
울산 동구 울기등대 옆 자투리 텃밭을 두고 공공용지 활용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구역은 해양수산청 부지로 도시계획상 대왕암공원에 포함돼 있으나, 장기간 나대지 상태에 해수청 사택 직원들이 텃밭으로 가꾸는 상황이다.
9일 동구 대왕암공원 내 울기등대와 사택 뒤편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막아섰다. 그 건너편으로는 낮은 초록 망 등으로 둘러싸인 채 잘 가꿔진 텃밭이 보인다.
텃밭을 찬찬히 살펴보니 상추, 대파, 호박 따위가 심겨 있다. 텃밭 옆에 자리한 정자에는 수확물로 보이는 호박 9개가량이 사람 앉을 자리 없이 놓인 채다.
현 대왕암공원 부지에 자리한 울기등대는 동해 남부 연안을 지나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로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 속해 있다. 특히 기존 울기등대였던 '구 등탑'은 지난 2004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일각에서는 '공공용지에 별다른 목적 없이 경작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민은 "국가유산이기도 한 울기등대 구석에서 밭을 가꾸는 행동이 공공성이 있는지 의문이다"라며 "인근이 대왕암공원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는데, 마땅한 활용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왕암공원 용도로 되어있는 슬도 부근은 '무허가 농작행위'로 작년에만 3월, 8월 두 차례 동구에서 행정대집행 처분이 내려진 바 있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빈 땅 내버려 두지 말라"며 방어동 16~18 일대, 방어동 산 10-3 등 모두 32필지 2만7,589㎡에 경작을 했었다.
다만 현 텃밭은 해수청 사택에서 거주하는 직원들이 가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청 부지로 등록돼 있어 '무단 및 불법으로는 볼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해수청 관계자는 "장기간 나대지 상태에 놓인 '자투리' 땅이 잡초가 무성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활용 차원에서 텃밭을 가꾸게 됐다"라며 "불법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택 부근에 대나무밭이 있는데, 여기에 무단으로 들어와 대나무 죽순 등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아 울타리를 쳐 막아놓는 차원에서 가꾸게 된 것도 있다"며 "더군다나 이곳은 수 년 전부터 활용이 되지 않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구는 해당 부지는 국유지로 등록돼 관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동구 관계자는 "대왕암공원 구역은 맞지만, 현재 쓰이고 있는 등대로 해양수산청 내에서 관할·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청 차원에서는 관여할 수 없다"고 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