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울산 교통대동맥이 ‘정체 지옥’으로···이예로의 역설

(1) 개통 2년 이예로의 '두 얼굴' 하루 통행량 5만대 교통 대동맥 사고 한번 나면 전체 구간 마비 도미노 정체로 2·3차 교통 대란 구조적 취약성 드러나 갓길 부재·신호없는 직선 구간 등 잦은 추돌사고 원인 지목 구조 개선·사고 대응 체계 마련 시급

2025-11-10     심현욱 기자
지난 10월 1일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 방면으로 향하는 이예로 구간에서 사고가 발생해 도로가 정체된 모습. 독자 제공

울산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교통의 대동맥이 된 '이예로'. 울산 주요 산단 인근을 잇는 역할을 해 출퇴근 길로 애용하는 시민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2023년 완전 개통 이후 하루 양방향 통행량은 5만대 이상으로 파악되는 이 도로는 최근 사곡천 교차로 등 구간 개선으로 통행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몰리는 만큼 사고 발생도 잦다. 문제는 한 번 사고가 나면 구간 전체가 마비된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운전자들은 사고 수습까지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 가까이 꼼짝 없이 도로에 갇혀있어야 한다고 호소한다. 도심 정체에서 벗어나려고 이용했던 편리한 도로가 '정체 지옥'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이예로가 가진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한 번의 사고가 어떻게 도로 전체를 마비시키는지 그 심각성과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부산시계~북구 매곡동으로 이어진 국도7호선 우회도로인 이예로 구간.

평일 오전 7시 30분, 울산 중구에서 울주군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이예로에 차를 올렸다. 쾌적하게 뻗은 도로는 평소 40분 넘게 걸리던 출근 시간을 20분대로 줄여주는 '마법의 길'이다. 하지만 그 마법은 순간 예고 없이 끝났다. 옥동생태터널을 막 빠져나온 그의 눈앞에 들어온 것은 끝없이 늘어선 붉은 브레이크등의 행렬이었다. "또 사고구나···" 짧은 탄식과 함께 김 씨의 하루는 도로 위에서 꼼짝없이 갇힌 채 시작됐다.

울산의 남북을 관통하는 국도7호선 대체 우회도로 '이예로'는 울산의 대동맥으로 평가 받는다. 경주·울산 북구와 인접한 산업단지와 중구의 주거지역, 남구·울주군의 산업단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울산의 산업 물류와 시민의 발 역할을 하고 있다. 하루 평균 5만여대 이상의 교통량을 소화하며 도시의 혈액 순환을 책임지는 핵심 인프라다.

하지만 이 대동맥은 '동맥경화'라는 치명적인 질환을 앓고 있다. 평소에는 상당한 이동 효율성을 보여주지만, 단 한 건의 추돌사고나 고장 차량 발생만으로도 구간 전체가 마비되는 극심한 취약성도 상존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이예로는 안전거리 미확보 등으로 인한 추돌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이예로 중산IC 부근에서 발생한 3중 추돌사고는 단적인 예다. 이 사고로 일대는 출근 시간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교통량은 상당히 많은데 신호가 없고 뚫려 있다 보니 뒤에서 추돌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추돌 현장을 비켜 갈 수 있는 갓길이 있다든지, 사고 차량들이 빨리 수습되면 정체가 줄어들텐데 그렇지도 않다. 사고 나면 1시간 이상을 그냥 도로에 갇혀있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사고가 나는 것 같은데, 대책 마련이 정말 시급하다"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예로의 마비는 즉시 주변 실핏줄 도로로 퍼져 나간다. 이예로 진입을 포기한 차들이 인근 도로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2차, 3차 교통대란을 일으키는 '도미노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이예로는 울산 동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 걸쳐져 있어 구체적인 사고 발생 집계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해 112신고 중 '이예로'를 포함한 신고 건수(교통사고, 단순 교통 불편, 시비 등)는 627건으로 파악되는데, 112신고가 이뤄지지 않고 보험처리만 이뤄진 경우까지 더했을 때는 사고 발생 건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잦은 사고 탓에 울산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예로 사고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차량 통행이 원활하지 않아 사고 발생을 묻거나, 사고가 발생해 정체가 예상된다는 상황을 전달하는 내용이다.

이예로는 많은 운전자들에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도로로 전락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빠른 통행이라는 압도적인 장점 때문에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예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도로 마비의 공포는 운전자들의 스트레스를 넘어 도시 전체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 박영웅 대표는 "이예로에는 사고 유발 요소가 많고, 실제 사고도 자주 발생하는 도로"라며 "울산시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