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효율성만 극대화···구조적 결함이 부른 난국

(2)갇힌 도로, 막힌 행정···이예로 정체 원인 합류·진출 차량 뒤섞이는 구간 규정속도 시속 80㎞→60㎞로 ‘뚝’ 속도 못 줄인 차량 추돌사고 잇따라 램프 구간 정체차량 사고도 빈발 고속화 도로 효율 높이기 위해 진출입로 사이 간격 길게 설계 사고나면 갇혀 오도가도 못해 시 "우회로 건설은 어려워" 경찰 "교통체계 개선 정체 해소"

2025-11-12     심현욱 기자
이예로 청량~옥동구간. 울산매일 포토뱅크

이예로 '마비 현상'은 단순한 교통 정체가 아닌 도로 구조적 결함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크다. 마치 튼튼한 골격 없이 근육만 키운 운동선수처럼, 효율성만 극대화한 설계가 위기 대응 능력을 상실하게 만든 것이다.

이예로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는 '안전거리 미확보'에 의한 추돌사고로 파악된다.

추돌사고 원인은 2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먼저 도심으로 가까워질 때 규정속도가 80㎞에서 60㎞까지 급격히 줄어들게 되면서 발생하는 사고다. 높은 통행 효율성을 가진 이예로 특성상, 대부분 구간은 80㎞를 규정속도로 정하고 있지만, 도심지역인 남산터널 인근부터 유곡동 인근까지의 규정속도는 60㎞로 설정됐다. 이 구간에는 합류하거나 빠져나가는 차량들이 뒤섞여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속도가 줄어든다는 안내판과 함께 1.6㎞에 걸쳐 구간단속도 이뤄지는 상황이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해 발생하는 추돌사고는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다음으로는 이예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램프 구간까지 길게 늘어선 정체 차량들에 의한 추돌사고다. 옥동이나 석유화학단지로 나가는 차들이 몰리며 램프 구간에서 지·정체가 형성되는데, 뒤따라오던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못해 추돌하는 유형이다.

한 운전자는 "이예로에서 차들이 쭉 달리다가 앞에서 정체되면 속도를 줄이지 못해 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안전거리를 확보해 놓으면 다른 차들이 끼어든다. 그러니까 붙어서 간다. 이렇게 출퇴근길에 한 번 사고 나면 감당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운전자들 사이에는 이예로 사고 발생도 문제지만, 사고로 유발되는 정체 역시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출·퇴근길에 사고가 발생하면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이 넘도록 꼼짝없이 갇힌다는 운전자들의 원망이 자자하다.

정체 원인으로는 빠져나갈 길이 없는 폐쇄적 도로 구조가 지적된다. 이예로는 고속화 도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진출입로 사이 간격이 길게 설계됐다. 한 번 도로에 진입하면 다음 출입로까지 선택의 여지 없이 직진해야 하는데, 만약 이 구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들은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된다.

부산 노포동 방면 기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달천·가대·성안 교차로 등 총 15곳이다. 구간마다 차이가 있지만, 길게는 수 ㎞나 떨어져 있으며 차를 돌릴 비상 회차로도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갓길 공간마저 협소한 구간이 많아, 사고 차량을 완전히 차선 밖으로 이동시키기도 어려워 전체 차로가 통제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자동차보험사 관계자는 "이예로에서 사고 나면 견인차도 못 올라가고 경찰도 수습하러 오기 힘들다"라며 "특히 터널구간에는 갓길 등 대피공간이 없어서 사고 나면 정말 난리가 난다. 도로 개선이 시급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이예로 정체 해소를 위한 우회도로 등 건설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어디든 사고 날 걸 염려해서 우회로를 만드는 개념의 도로는 없다. 이예로는 효용이 높기 때문에 출퇴근길에 조금 밀리더라도 운전자가 이용한다. 그만큼 몰리니까 정체도 발생하기 마련이다"라며 "그 불편까지 다 해소하려면 그 차들을 분산시킬 수 있는 각각의 도로를 다 만들어야 하지만 실제로 다 만들기는 어렵다. 자동차 전용도로이기 때문에 사고율은 도심지역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예로 구간 내 터널은 토목구조상 정상적으로 건설됐다. 사고 발생 시 대처 등 부분은 관할 경찰서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예로 내 잦은 추돌 사고발생 상황을 인지하고 교통체계 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램프로 빠지기 위해 차들이 늘어서 있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걸로 알고 있다"라며 "이예로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없애기 위해, 올해 초부터 사곡천교차로 신호 기능을 개선해 차가 쭉 늘어서 있는 대기를 줄였고, 명정사거리 신호체계도 개선을 통해 정체 현상을 해소했다"라고 말했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