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칼럼] 삼성동 디지털 도원결의
젠슨 황, 미 빅테크·중국 기술 견제 전략 소프트웨어·제조업·AI 핵심기술 보유한 현대차·삼성전자와 수직적 디지털 제휴 대통령, AI 인프라 정책 탄탄히 세워야
전 세계 AI(인공 지능) 반도체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회장이 제안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및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의 만남이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치맥(치킨+맥주) 매장에서 1시간가량 이뤄졌다.
젠슨 황 회장이 주도한 세 사람의 연합 회동과 함께 AI 산업의 핵심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 장치) 26만장을 한국 정부와 삼성 등 한국 기업에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회장은 삼성동 디지털 회동으로 글로벌 AI 산업을 제패 하겠다는 야심을 읽을 수 있는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AI 경쟁력의 척도인 GPU 대량 확보로 AI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주자로 나설 변곡점에 서 있다는 것을 알린 쾌거였다.
삼성동 디지털 회동은 젠슨 황 회장이 AI 시대의 핵심 가치 사슬(Value Chain)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한국의 하이테크 기업과 수직으로 연결해 최강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의 빅테크(Big Tech, 대형 IT 기업)인 MS, 구글, 아마존 등을 견제할 황 회장의 전략이 삼성동 회동에 숨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황 회장은 중국 중앙 정부의 전폭적인 후원과 큰 내수 시장으로 독자적인 AI 칩 및 플랫폼 딥시크(Deepseek) 개발로 AI 기술 능력을 보여준 바이두, 알리바바 및 화훼이 등의 도전으로 야기된 고민을 풀어줄 디지털 동맹을 이뤘다.
젠슨 황 회장은 독점하고 있는 AI의 가속기인 GPU와, 엔비디아가 무료로 배포한 GPU 전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CUDA라는 플랫폼으로, 전 세계 AI 및 연구소의 개발자를 묶어두면서 AI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황 회장은 중국과 미국 빅테크의 피할 수 없는 도전으로 한 순간에 AI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이를 타파할 전략으로 ‘삼성동 디지털 도원결의’를 전 세계에 보여줬다.
AI ‘설계자 엔비디아’ 황 회장은 ‘소프트웨어, 제조업, AI’ 등 세 가지 핵심 기술을 보유한 ‘생산자 삼성’과 ‘사용자 현대차’와 수직적 디지털 제휴로 글로벌 AI 패자로 군림할 전략으로 동맹을 맺은 것이다.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AI 산업의 혈액이자 식량인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자의 강자로, SK하이닉스와 더불어 젠슨 황의 ‘설계’를 ‘현실’로 만들어 주는 엔비디아 최고의 기술 파트너이다.
삼성은 엔비디아의 AI 칩에 이어 로봇의 두뇌인 로봇 칩을 독점 생산할 정도로 이재용 회장은 젠슨 황 회장의 훌륭한 AI 파트너이다.
삼성에 공급되는 5만장의 GPU는 AI와 디지털 트윈(엔비디아 옴니버스)을 활용한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하려는 이재용 회장의 계획이 앞당겨질 수 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하드웨어 자동차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설계된 SDV(Software-Defined Vehicle)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로봇의 비전과 AI 기술의 융합을 통해 자율 제조 산업으로 이끌어갈 AI 기반 제조 혁신을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은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업인 피지컬 AI로 모빌리티 선두 주자인 테슬라를 추격해 자동차를 ‘바퀴 달린 AI 컴퓨터’로 혁신하려는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엔비디아로선 현대차와 ‘AI 플랫폼 동맹’으로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최고의 로보틱스와 모빌리티 파트너를 얻은 것이다.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 회장의 ‘삼성동 디지털 도원결의’는 설계-생산-적용이란 AI 산업의 심장부를 쥔 최상의 시너지 효과로,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와 치열한 글로벌 AI 시장에서 생존과 미래 시장 선점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성취할 디지털 동맹이다.
‘AI 3대 강국’을 비전으로 제시한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 시정 연설에서 AI를 총 28번 언급할 정도로, AI 대전환을 이룰 K-AI에 진력할 의지를 보였다.
AI 시대로 전환하려면 ‘AI 공장’이라고 불리는 초대형 데이터 센터 운영을 위해, 24시간 안정적인 대량의 전력공급이 꼭 필요하다. 이와 함께 발생된 열을 식히는 냉각수인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수자원 확보도 필수 인프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K-AI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 믹스의 핵심축으로 원전을 생각해야 한다. AI 산업 정책과 에너지 인프라 정책은 패키지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및 원안위가 6년 넘게 심사한 고리 원전 2호기 재가동과 송전망 확충을 더 이상 늦추지 않도록 독려해야 한다.
‘삼성동 디지털 도원결의’로 천군만마를 얻은 이재명 대통령은, AI 산업계에 공급할 전력 및 수자원 인프라 정책 추진과 더불어 핵심 요소인 AI 인재 양성과 산학협동 연구를 지원할 최선책을 강구하고 실현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중화학 공업화로 산업혁명을 이뤘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기반 산업혁명의 성공자로 역사에 기록되도록, AI 인프라 정책의 토대를 탄탄하게 세워 실천해야 한다. 김대식 전 울산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