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붕괴사고 ] 철골 더미 속 유일 정직원, 8일만에 숨진 채 가족 곁으로
사고 첫날 파악 불구 진입 어려워 4·6호기 발파 후 통로 확보해 수습 사망자 모두 6명···1명 아직 실종 소방당국, 24시간 수색 이어가 동서발전·HJ중공업, 공식 사과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8일째인 13일 매몰자 시신 1구가 추가로 수습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6명으로, 1명은 실종상태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시 18분께 무너진 보일러 타워 5호기 잔해 속에서 30대 남성 김모씨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고 첫날인 지난 6일 사고 발생 1시간 20분만에 철골 더미의 4~5m 안쪽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당시 신원 확인이나 생체 반응은 없었다.
그동안 엉켜 있는 철 구조물 잔해로 구조가 쉽지 않았고, 특히 무너진 5호기가 옆 4호기 방향으로 비스듬히 기울어 넘어지면서 구조 과정에서 2차 사고 위험이 컸다.
이에 소방당국은 4·6호기를 발파한 뒤 중장비를 투입해 5호기 상부 구조물을 고정하고, 하부에서는 소방대원들이 철 구조물을 제거하며 통로를 확보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매몰 피해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김씨는 사고 현장에 투입된 인력 중 유일한 정직원으로, 화약류 관리를 담당한 전문 기술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약기술사가 위험한 일임에도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사람으로 전해진다.
사고 당일에도 김씨는 높이 63m짜리 보일러 타워 5호기의 25m 지점에서 다른 노동자들과 발파 해체를 앞두고 기둥을 깎아 약하게 만드는 취약화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김씨가 매몰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동료들은 '그래도 살아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조되길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소식을 들은 동료들은 침통함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시신은 울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가족들은 깊은 슬픔에 누구와의 접촉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빈소는 고인의 거주지에 마련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14일에는 울산 남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앞서 9일과 12일에 수습된 매몰자 2명의 장례가 치러질 예정이다. 가족 대표에 따르면 일부는 사고 수습 후 공동 발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남은 실종자 1명을 찾기 위해 24시간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의 해체 공사 발주처인 동서발전과 시공사인 HJ중공업이 사고 8일만에 고개를 숙였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사고 현장 앞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분들에 대해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모든 임직원은 유가족·피해자 지원과 현장 수습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하고 있다"라며 "사고 원인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후 발전설비 폐지와 해체는 불가피한 과제"라며 "이번 사고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폐지 과정의 모든 절차를 재점검하고, 안전 최우선을 확립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공식입장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매몰자 구조에 집중하느라 입장 표명이 늦어졌다.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따로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발주처로서 안전관리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동서발전 관계자는 "관계 기관에서 조사 중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되신 유가족 여러분께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죄드린다"라며 "마지막 실종자분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드리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