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지하차도, 보상지연 장기화···배수 핵심시설 공정 0%

LH-토지주 보상 갈등 심화 집수정 들어설 부지 착공도 못해 토지주 이의신청으로 또 제동 결렬 땐 최소 수개월~1년 소모 내년 말 준공도 불투명 인근 주민·운전자 피로감 호소

2025-11-26     윤병집 기자
울산 북구 송정지하차도 개설 사업에서 집수정 등 배수시설이 들어설 송정동 866-34번지 일원 전경. 토지 보상이 완료되지 않아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울산 북구 송정지하차도 개설 사업이 최근 토지 보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일부 배수시설 공정이 삽도 뜨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차도가 완공되더라도 배수시설 없이는 개통이 불가능한데, 토지 보상이 계속 지연될 경우 준공 일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울산본부(이하 LH)에 따르면 울산 북구 송정지하차도 개설 사업의 일환으로 송정동 866-34번지 일원에 대한 토지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부지는 집수정 등 지하차도 배수를 위한 시설물이 들어설 계획이다. 집수정은 지하차도에 유입된 빗물 등 우수를 저장한 뒤, 펌프를 이용해 배출하는 핵심 배수시설이다.

그런데 이 시설을 지을 부지에 대한 토지 보상 절차를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LH는 토지주의 반발로 여태껏 보상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LH는 지난해 6월 토지 보상 계획을 공고하고 토지주와 협상에 들어갔으나 보상금액에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무산됐고, 이달 6일에 다시 보상 계획을 공고했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토지주는 지난 18일 감정가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며 LH에 이의신청을 한 상태다.

토지의 가치를 재평가하기 위한 감정평가가 추가로 이뤄지는 데다가, 통상 재평가된 보상액을 토지주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교섭이 결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경우 사업 시행자가 토지 수용 절차를 밟게 된다. 토지 수용은 강제로 특정한 공익사업을 위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고 강제적으로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는 행위다. 토지주가 이에 불복해 '수용재결'을 신청하면 토지수용위원회에서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최소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시일이 소모된다.

만약 토지 보상이 수용 절차까지 이어진다면 내년 연말로 예정된 송정지하차도 준공일자는 지키기 어려워 보인다. LH는 우회도로 노선 변경과 연약지반 보완 및 송유관·가스관 이설 지연 등을 이유로 당초 2021년으로 계획됐던 송정지하차도 준공일자를 두차례 연장해 2026년 12월로 변경했다.

여기에 집수정 시설을 설치하는데 최소 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보상이 완료되더라도 정식 개통에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울산 주요 간선도로인 산업로 한가운데서 수년째 대규모 공사가 이뤄지면서, 인근 주민들과 운전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공사현장 인근 상인 A씨는 "산업로에 인접한 상가들이라 차로 물건을 사러 오시는 분이 대다수인데, 이곳 공사로 차량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라며 "3년 공사라고 하더니 10년 가까이 공사가 이어지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화물차 운전자 B씨도 "경주 방면 도로는 너무 좁아서 큰 차들이 다니기 어렵고, 울산 방면은 도로는 넓은데 급커브로 인해 사고 위험이 크다"라며 "수년째 우회도로를 이용했지만, 특히 급커브 구간은 아직도 적응이 안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LH 관계자는 "집수정 공사는 본선 공사와 별도 진행이 가능하며, 보상 완료 후 본선공사와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본선 도로운영을 위해 집수정 공사가 완료돼야 하므로 보상협의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