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넘어 미래형 도시로 전환 ‘분기점’
[분야별로 살펴보는 2025 울산시정 결산]
2025-12-21 김준형 기자
올해를 관통하는 울산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다. 울산시는 6월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유치하며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7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6만장이 집적되는 초고성능 AI 인프라다. 단순한 데이터 저장 시설을 넘어 초대형 연산과 실시간 처리 능력을 갖춘 ‘AI 기지’에 가깝다는 평가다. 출범식에선 정부가 ‘AI 고속도로’ 비전을 공식화했고, 8월에는 기공식이 이어지며 사업이 본격화됐다.
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책·제도·인재를 아우르는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월 ‘AI 수도 울산’ 선언과 함께 울산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민·관·학·연이 참여하는 ‘U-NEXT AI 포럼’을 가동했다. ‘AI 수도’ 선언은 울산형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 AI 인재 양성, 산업 전반의 AX(AI 전환)를 축으로 하는 내용이다.
제도적 기반도 병행됐다. ‘울산시 인공지능 기반 행정 구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AI 행정의 법적 틀을 마련했고, 전국 최초로 ‘AI 혁신관’을 지정하며 공공영역 실증에 나섰다. 여기에 UNIST 노바투스대학원 설립, 울산대 AI대학원 추진 등 관련 고급 인재 양성까지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울산 앞바다를 활용한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조성 구상은 울산의 미래 AI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이목을 모으고 있다. 해저 냉각을 활용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모델로,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약 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2025년 7월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최종 등재했다. 국내 17번째 세계유산이 탄생하는 동시에, 산업도시 울산이 문화유산의 도시로 국제무대에 진입한 순간이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과 예술 세계를 집약한 유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이코모스(ICOMOS)가 사전 평가에서 ‘등재 권고’를 내리며 등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고, 위원회 최종 의결로 결실을 맺었다.
울산시는 세계유산 등재를 기점으로 반구천 일원을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재편하는 종합 정비에 착수했다. 반구천 역사문화탐방로 조성, 동매산습지 경관 개선, 주변 접근성 개선 사업이 연이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울산의 도시 이미지가 산업 중심에서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세계유산 등재 이후 국내외 학술대회, 교육 콘텐츠 개발, 관광 연계 프로그램 논의가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산의 과거를 증명하는 유산이자, 미래 도시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25년은 울산 교통사에서 ‘철도시대’ 여는 해로 기록될 만하다. 울산도시철도(수소트램) 1호선은 기본계획 승인을 받고 기본설계를 마쳤으며, 2호선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트램 1호선은 태화강역에서 신복교차로까지 10.85㎞를 잇는 동서축 노선으로, 친환경 수소 교통의 상징적 사업이다.
트램 2호선은 국토교통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호선은 북울산역을 기점으로 북구 진장유통단지와 중·남구 번영로를 거쳐 남구 야음사거리까지 13.55km의 남북축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여기에 울산은 전국 최초 ‘수소교통 복합기지 구축’ 사업까지 선정되며, 수소 모빌리티 실증 도시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광역 교통망 확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2조5,000억원 규모의 초광역 철도망 구축이 본격화됐다. 울산의 생활권을 부울경 전체로 확장하는 핵심 인프라다.
최근 태화강역에 고속철도 정차가 확대되고 북울산역과 남창역에도 KTX 열차 정차가 확정되는 등 울산의 철도망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과의 접근성이 개선돼 지역의 산업·주거·관광 전반에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준비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 울산시는 올해 초 전담 조직인 정원박람회추진단을 신설하고, 조례 제정과 종합 실행계획 수립을 통해 준비 체계를 정비했다.
박람회장 부지 성토가 마무리됐고, 조직위원회도 연내 설립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및 사후활용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전체회의를 통과하며 법적 기반 마련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는 박람회를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도시 전환의 촉매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중심으로 도시숲 조성, 가로변 정원화, 억새단지 확장, 정원지원센터 건립 등 녹색 인프라 확충이 추진되고 있다.
또 ‘울산 클린업(Clean-UP)’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환경 개선 운동을 전개하며, 박람회 준비를 시민, 기업과 함께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