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도로망 구축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

2025-12-29     강정원 논설실장

  도시는 길을 따라 성장하고, 길 위에서 번영한다. 산업수도이자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인 울산이 내년을 기점으로 ‘사통팔달(四通八達)’ 도로망 확충에 속도를 낸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다. 도로망은 단순한 이동 경로를 넘어 물류 비용 절감, 정주 여건 개선, 그리고 인접 도시와의 연계를 통한 메가시티 도약의 필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어제 정부의 ‘국토 5극 3특’ 기조에 발맞춰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과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등 국가 계획에 지역 핵심 도로망 사업을 반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고 발표했다. 특히 울산~경산 및 울산~양산 고속도로 건설은 영남권 산업 벨트를 잇고 광역 교통망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문수로·여천오거리 우회도로 개설과 같은 도심 혼잡도로 개선사업은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해소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구천의 암각화 진입도로 개설과 같은 관광 인프라 확충 역시 울산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놓쳐선 안 될 과제다.

  하지만 도로망 구축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백년대계’인 만큼,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방향’과 ‘설계의 정교함’이다. 이 점에서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울산고속도로 도심지하화(태화강 대심도) 사업에 대한 우려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된다. 총사업비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타당성 확보와 안전 문제에 대한 검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하 고속도로는 도심의 단절을 극복하고 지상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화재나 침수 등 재난 발생 시 안전 취약점과 막대한 유지관리 비용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예산 설계도 좀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결국 핵심은 ‘촘촘하고 치밀한 설계’다. 광역 도로망을 통해 외부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도심 내부의 모세혈관 같은 도로들이 막힘없이 순환하도록 체계를 잡아야 한다. 울산시는 국가계획 반영을 위해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제기되는 우려 사항들에 대해서도 투명한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시민과 소통해야 한다.

  도로가 뚫려야 사람과 물자가 모이고, 그래야 도시가 산다. 울산의 도로망 확충 사업이 단순히 아스팔트를 까는 토목 공사에 그치지 않고, 울산의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새로운 동맥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과 빈틈없는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