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답 아닌 보조 수단…AI 교육의 경계 찾기

[신년특집_확장하는 AI시대 ‘교육에서 N잡까지’] (1)소통공감 미디스트 이민영 대표

2026-01-11     정수진 기자
인공지능(AI)은 이제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교육 현장부터 취업 준비, 부업 영역까지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갈수록 확장되는 AI 영역이 시민들의 실생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보는 특집을 마련했다. 이번 기획에서는 교육·취업·N잡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AI를 직접 활용하고 있는 3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AI는 대신 생각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사람을 돕는 도구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술의 편리함 이면에 있는 의존과 격차의 문제, ‘어디까지가 나의 창작물인가’라는 질문을 함께 고민해 본다. 편집자

울산 남구는 지난해 12월 인공지능(AI) 기반 취업 지원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제12회 남구 일자리 매칭데이(DAY)’를 개최했다. 이날 이민영 대표(사진 왼쪽)는 행사장 내 AI 특화존에서 AI 영상 제작 체험을 진행했다.
지역의 미디어 및 문화예술 종사자들과 함께 지역의 미디어·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소통공감 미디스트 이민영 대표는 “올해 처음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교육 과정 일부에 활용해 학생들이 AI를 활용하면서도, 스스로 고민하고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를 통해 AI가 교육 현장에서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탐색했다”라고 밝혔다. AI를 새로운 기회로 보면서도, 동시에 또 다른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도 전했다.

이미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AI 활용 수준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방향을 잡아주는 교육은 여전히 부족하다. 단순한 활용 방법을 넘어 윤리·도덕적 기준과 법적 책임에 대한 이해까지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교육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올바른 사용법과 기준을 함께 가르치는 공공 교육의 역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 AI 교육을 시작하게 된 계기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수업 중 질문과 대화가 자연스럽게 AI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아이들이 AI가 제시하는 답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AI에 먼저 묻고 그 결과를 ‘정답’으로 인식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사고력과 판단력을 길러야 할 시기에 AI 의존이 오히려 사고를 멈추게 만들 수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영상 제작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AI를 무작정 배제하기보다는, 왜 AI를 알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는지를 함께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AI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과제는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사용 방법이나 정답을 알려주는 방식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AI를 대신 생각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보조 수단이라는 점을 학생들이 직접 체감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정보를 탐색하되, 콘텐츠에 담을 내용은 팀별 회의를 통해 각자의 스토리보드를 완성했다. 같은 과제를 받아도 구성하려는 방향이 달라 결과물도 제각각이었고, 이런 차이가 오히려 학생들의 흥미를 끌었다.

■ AI 활용해 자료는 정리, 스토리 구성은 스스로

AI를 대신 생각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한 내용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보조 수단으로 인식하도록 했다. 외솔기념관에서 운영한 ‘외솔의 혼과 얼을 기록하다’ 프로그램에서는 먼저 역사 강사를 초빙해 최현배 선생님과 관련한 기본 정보를 전달한 뒤, 이후 과정에서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추가 자료를 탐색하도록 했다. 강사진은 사전에 AI로 최현배 선생님 관련 정보가 어느 정도까지 제공되는지 검토했고, 역사 인물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정확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AI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모아 직접 정리하고, 정보를 걸러내며 팀별로 토론과 회의를 거쳐 스토리를 구성했다. 같은 질문을 던졌음에도 팀과 개인마다 서로 다른 결과가 도출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이 담긴 스토리보드가 완성됐고, 제작 단계에서도 AI는 자료 정리와 구성 보조 역할로 활용됐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이었던 음악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음악 생성 프로그램 ‘SUNO’를 활용했다.
■ 저작권 걱정 덜고, 창작 폭 넓혀

울산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하는 프로그램 ‘스쿨오브 U.웹콘 시즌2’에서는 AI 음악 생성 프로그램 SUNO를 활용했다.

유튜브 게시를 목표로 한 수업 특성상, 음악과 폰트 저작권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힘들게 만든 영상이 저작권 문제로 공유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커 이에 SUNO를 활용해 음악 제작의 문턱을 낮추되, 가사는 반드시 아이들이 직접 작성하도록 했다.

AI 활용의 효과만큼 한계 역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영상이나 음악의 완성도는 눈에 띄게 높아질 수 있지만, 그 결과물이 과연 ‘100% 나의 창작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른다. 특히 음악 제작 과정에서 활용한 SUNO의 경우, 유료 버전을 사용하면 저작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법적 소유 여부와 별개로 “이 결과물이 정말 내 것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AI가 자동으로 만들어낸 결과물 앞에서 창작자의 생각과 관점, 선택이 얼마나 담겼는지가 결국 핵심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