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은 큰바위 얼굴?...제각각 처용 가면 ‘표준 규격’ 연구결과 나와
울산 남구문화원 지역학연구소 최흥기 위원, ‘악학궤범’ 근거 산출 "향후 가면 복원·문화콘텐츠 개발 등 실질적 표준 가이드라인 활용될수 있을 것"
울산 남구문화원 부설 지역학연구소 최흥기 연구위원(민속무용학 박사)이 고문헌 <악학궤범>에 기록된 처용가면 도상을 분석해 현대 제작에 적용 가능한 표준 형상과 규격을 제시해 주목된다.
현존하는 처용가면은 시대와 제작자에 따라 형태와 비율이 달라 실물 크기에 대한 학술적 기준이나 표준화된 규격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 연구위원은 울산남구문화원 부설 지역학연구소가 발간한 2025「지역문화유산연구」에 실린 연구논문 ‘처용 가면의 도상 분석과 현대적 표준화 연구’를 통해 <악학궤범> 속 처용 얼굴 그림을 실측 단위로 환산했다. 조선시대 사모(紗帽)의 평균 크기 16㎝를 기준으로 전체 비율을 산출해 가면의 실제 크기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처용가면 전체 크기(사모 포함)는 세로 약 43.4㎝, 가로 25.14㎝로 분석됐다. 사모 상단을 제외한 중단부부터 얼굴까지의 길이는 약 35.4㎝이며, 얼굴 부분만 보면 세로 약 30.3㎝로 나타났다. 사모를 착용한 상태에서 사모 하단 이마 끝부터 턱까지의 길이는 27.4㎝로 제시됐다.
세부 치수도 함께 제시됐다. 코 길이는 10.3㎝, 귀 세로 길이는 12.6㎝, 귀고리 세로 길이는 2.3㎝, 턱 길이는 8㎝로 분석되는 등 가면 제작에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도 포함됐다.
연구는 처용 가면의 형상 비례가 비교적 큰 편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얼굴 세로(30.3㎝)가 전체 세로(43.4㎝)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코 길이 역시 두드러져 처용가면 특유의 강조된 얼굴 윤곽이 수치로 정리됐다. 최 연구위원은 이러한 측정 결과가 처용 가면을 실물로 제작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표준 규격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처용은 신라시대 역신을 물리치는 벽사진경의 상징으로, 그 얼굴의 형상에 주술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이후 고려시대에는 처용가면무로 계승됐으며, 조선시대에는 궁중무용인 오방처용무로 정착했다. 「악학궤범」에는 처용의 형상과 복식이 세밀히 기록돼 있다.
처용무는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전승되고 있으나, 현재 사용되는 처용가면은 제작 재료와 방식, 제작자 미감에 따라 크기와 비율이 달라 전통 형상에 대한 기준 마련이 과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자료 가운데 비교적 세밀하게 기록된 <악학궤범> 도상을 토대로 표준 모델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최흥기 연구위원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는 처용 가면을 단순한 공연용 도구가 아닌, 신라시대 울산인의 얼굴과 울산의 정체성을 담은 미적 의식으로 도상적 문화유산으로 재해석했다”라며 “향후 가면 제작, 복원, 교육, 문화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 모델로 활용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