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울산 석유화학, 교육이 희망을 만든다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제도’ 등 주목 산업현장서 꿈 찾는 청년들 ‘희망’의 거점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이다. 수많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공장의 불빛은 이 도시의 상징이자 시민의 자부심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불빛은 예전만큼 밝지 않다. 세계 경기 둔화와 환경 규제 강화, 그리고 무엇보다 인력난이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공장은 여전히 돌아가지만, 이를 지탱할 숙련 인력은 부족하다. 청년들은 힘들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산업 현장을 떠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자리에 다시 돌아온 청년들이 있다. 울산의 산업을 포기하지 않고 기술을 통해 새로운 길을 선택한 유턴(You-turn) 청년들이다.
이들이 서 있는 곳이 바로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이다. 이곳은 석유화학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설립된 전문 교육기관으로, 지난 몇 년간 산업의 기초와 안전, 운전 기술을 현장 중심 교육으로 길러 왔다.
특히 주목할 제도가 있다. 바로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제도다. 기존에는 공학계열 전문대 졸업자만 산업기사 시험에, 4년제 공대 졸업자만 기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전공과 학력의 벽을 허물었다. 인문계, 예체능계, 비전공자라도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실무 능력을 평가받으면 산업기사·기사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누구에게나 기술의 문을 여는 제도다.
교육원에서는 이 제도를 기반으로 산업안전기사, 위험물산업기사, 설비보전산업기사, 소방전기산업기사, 화공기사 등 현장 수요에 직결된 자격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의 중심은 강의가 아니라 실습이다. 파일럿 플랜트와 DCS(분산제어시스템)를 통해 교육생들은 공정 제어, 설비 운전, 비상 대응까지 실제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몸으로 배운다. 이들은 자격증을 넘어 산업을 움직이는 기술과 책임을 함께 익힌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방폭안전교육센터다. 석유화학 공정은 항상 폭발과 화재의 위험을 안고 있다. 이 센터는 방폭 설비와 안전 교육을 전문적으로 다루며, 안전이 곧 경쟁력 이라는 산업의 원칙을 현장에서 체득하게 한다. 울산시의 「방폭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는 이러한 교육이 지역 전체의 안전문화로 확산되는 제도적 기반이 되고 있다.
지금 울산에서는 S-OIL의 샤인(SHINE)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원유를 정제해 연료를 생산하는 동시에, 일부 원유를 석유화학 원료와 제품으로 바로 전환하는 정유·석유화학 통합공정(Refinery·Petrochemical Integration, Crude-to-Chemicals) 을 적용한 것으로, 공정 운전과 안전 관리에 한층 더 높은 숙련도를 요구한다.
아무리 첨단 설비가 들어서도, 이를 운전하고 유지할 사람이 없다면 산업은 멈춘다. 결국 교육이 산업을 살리고, 사람이 산업을 움직인다. 기술은 도구일 뿐, 산업의 심장은 언제나 사람이다.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은 단순한 학교가 아니다. 이곳은 산업 현장에서 다시 꿈을 찾는 유턴 캠퍼스이며, 청년들이 기술로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만드는 희망의 거점이다. 오늘의 교육생이 내일의 현장을 지키고, 그들의 땀과 열정이 모여 울산의 산업을 다시 일으킨다.
작은 불씨 같은 교육의 힘이 울산 산업의 심장을 다시 뜨겁게 만들고 있다. 울산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길 위에,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이 있다. 황승만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화학공정운전과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