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동서발전, 글로벌 ESS 동맹…전기차 보릿고개 넘는다

美 SPE서 공동협력 MOU 체결 에너지 전 분야 포괄적 협력 구축 글로벌 공급망 환경 변화 선제 대응

2026-02-09     조혜정 기자
6일(현지시간) SPE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발전사업 공동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김헌준 삼성SDI 미주법인장 부사장(사진 오른쪽)과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사진 왼쪽)이 기념 사진을 찍고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제2의 배터리 열풍’의 강자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 삼아 전기차 시장 둔화로 인한 보릿고개를 정면 돌파한다. 삼성SDI는 울산공장에서 고에너지 밀도의 울트라 하이니켈 삼원계NCM(니켈·코발트·망간)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국내 배터리 3사 중 ESS 물량 수주의 실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 글로벌 ESS·신재생에너지 사업 협력

9일 삼성SDI에 따르면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과 맞손을 잡고 ESS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개발과 투자를 공동 진행한다. 실제 삼성SDI와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 소재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글로벌 에너지 발전사업 공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PE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ESS를 비롯한 국내외 에너지 발전 프로젝트에 공동 개발·투자를 진행하고, 신재생 에너지 연계·전력망 안정화 사업 같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도 함께 나선다. 또 삼성SDI 울산사업장 내 에너지 관리·운영(MSP)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등 에너지 분야 전반에서 협력 관계를 돈독히 구축한다.

특히 이번 협약은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ESS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와 에너지 공기업이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창출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거대한 보조배터리’ ESS는 △AI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증가 △신재생 에너지 전환 가속화 △전력망 노후화와 맞물려 배터리 산업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EN리서치는 작년 전세계 리튬이온배터리 ESS 시장 규모가 전년(307GWh) 대비 79% 성장한 550GWh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는 글로벌 ESS 시장의 성장률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20% 안팎이 될 거라고 전망했다.

삼성SDI 역시 작년 4분기 전체 매출(3조8,557억원)이 전분기보다 26.4% 줄고, 영업손실이 2,992억원에 달했지만, ESS용 배터리 부문 매출(3조6,220억원)은 전분기 대비 28.4%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앞서 삼성SDI는 국내 전력거래소의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전체 물량의 76%를 수주했을 정도로 실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오는 11일엔 약 1조원대 규모의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540㎿) 결과 발표를 앞둔 상태다.

6일(현지시간) SPE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발전사업 공동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윤재 SPE 법인장 부사장,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김헌준 삼성SDI 미주법인장 부사장, 김용현 한국동서발전 사업본부장 전무. 삼성SDI 제공
# “차별화된 에너지 솔루션 기업 입지 강화”

이런 가운데 삼성SDI는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백업 유닛(BBU) 등 보조 전원용 배터리 셀/모듈에서부터 전력용 ESS 솔루션인 SBB(Samsung Battery Box)까지 다양한 ESS용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유일한 비(非)중국계 각형 배터리 제조사로 우수한 내구성과 높은 에너지 밀도, 열 확산을 방지하는 안전 기술(No TP) 등을 기반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형 에너지기업과 잇따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ESS용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는 중이다.

김헌준 삼성SDI 미주법인장(부사장)은 “발전 분야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은 미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전력 프로젝트에서 발전소 건설·운영 역량을 축적해 왔을 뿐 아니라, 국내 최초 발전 연계형 ESS 구축과 MSP 센터 운영 등을 통해 발전 인프라와 에너지 솔루션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이번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에너지 공기업의 인프라와 민간기업의 첨단 기술이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실행력 있는 사업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