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울린 삼일회관 보존 염원 “울산 항일운동 역사 지켜나가야”

3·1절 맞아 시민기념사·역사기행 울산근대역사관 조성 공감대 형성 울산 100년史 송두리째 부수는꼴

2026-03-02     고은정 기자
울산청년회관 옛 모습 (1932년11월6일 동아일보) 울산향토문화연구회 제공
3·1절을 맞아 울산 원도심에서 열린 시민기념식에서 삼일회관(옛 울산청년회관)을 보존해 울산근대역사관으로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다시 모였다.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터전이자 해방 이후 사회·문화운동의 거점이었던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참석자들은 “울산의 소중한 공간을 범시민적으로 지켜가자”고 뜻을 모았다.

관련 연구용역도 삼일회관을 포함한 원도심 근현대 역사문화자산을 단순 보존 대상이 아닌 도시재생의 핵심 자산으로 보고, 현 위치 보존을 원칙으로 한 재생·활용 방안을 제시해 향후 논의의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삼일회관 모습. 울산향토문화연구회 제공
‘삼일만세운동 107주년 기념 삼일절 시민기념식’은 원도심 역사기행과 함께 지난 1일 오후 2시 울산 중구 북정동 삼일회관과 울산 원도심 일원에서 열렸다.

행사는 (사)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 울산노동역사관, 울산향토문화연구회, 삼일회관보존시민대책위원회(준)가 공동 주최하고, (사)광복회 울산광역시지부가 후원했다. 공공기관 주관이 아닌 시민 주도의 기념식으로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기념식에서 “삼일회관을 울산근대역사관으로 만들어 범시민적으로 울산의 소중한 공간으로 지켜가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결의했다. 이어 울산동헌, 신사 터, 옛 한국방송통신대·기상대 자리 등을 둘러보는 역사기행도 진행했다.

삼일회관은 현재 북정동 주택개발사업(B-04구역)에 포함돼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삼일회관 부지는 국가 소유이며, 건물은 소유자가 없다. 삼일회관은 1921년 중수 낙성식을 거쳤고, 이후 1929년과 1950년 개축, 1971년 증·개축을 거쳐 울산청년회관에서 삼일회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삼일만세운동 107주년 기념 삼일절 시민기념식’은 원도심 역사기행과 함께 지난 1일 오후 2시 울산 중구 북정동 삼일회관과 울산 원도심 일원에서 열렸다.
울산향토문화연구회 등에 따르면 울산청년회관은 신간회 울산지회, 혁신회, 노농동우회, 울산청년동맹, 울산노동조합, 근우회 울산지회 등의 활동 공간이자 야학·강습소가 열리던 장소였고, 1926년 6·10만세운동과도 관련된 공간으로 평가된다. 1971년 재건축 건물 준공일이 3월 1일인 점도 이 공간의 상징성을 더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 1일 삼일회관 옆 외벽에서 3·1절 시민기념식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다.
삼일회관은 저층에 공공주택이 들어오는 구역과 도로 위에 위치해 지자체는 설계 변경 불가 입장이다.

B04 구역 설계변경은 재개발 이익 침해라 삼일회관 존치가 어렵다는 건데, 현재 재개발 조합에서 울산읍성(북문지) 보존 목적을 포함해 일부 설계변경 필요가 발생해 삼일회관 보존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구와 울산시에 변경 인허가 권한이 있어 삼일회관 존치(제척)와 보존으로 변경 가능하다.

이에 삼일회관 보존을 바라는 관계자들은 시에서 관련 지원을 해주길 바라는 입장이다.

배문석 울산향토문화연구회 회장 대행은 “삼일회관 철거는 100년 역사를 송두리째 부수는 것”이라며 “삼일회관 공간이 지닌 100년의 울산 근대 역사를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며, 역사기념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울산 중구 역사문화공간 재생연구회’ 연구용역은 원도심 기능의 외곽 이전에 따른 상권 쇠퇴와 공간 노후화, B-04 재개발 본격화에 따른 역사문화공간 존치 여부 쟁점화 등을 배경으로, 원도심 내 근·현대 역사문화공간의 보존·활용 방향과 재개발과의 정책적 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용역은 삼일회관의 핵심 가치를 울산 청년운동·시민운동의 상징성과 지역사회 자율 결사활동의 거점성에 두고, 개별 건축물의 가치에 그치지 않고 ‘원도심의 삶의 기억’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자산으로 평가했다. 또 철거되면 울산 원도심 정체성과 근현대사 타임라인의 축이 단절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외관 보존과 현대적 활용을 결합한 재생 전략, 공공·민간 협력 운영 모델, 현 위치 보존 원칙에 기반한 장소성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재개발과 충돌하면 결합개발·이전개발(개발권 이전)이나 ‘기억의 공원’ 조성, 시민 아카이빙·구술 기록 등 기억 재생 프로그램 운영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 중구의회도 지난 2월 26일 강혜순·안영호 의원 주관으로 ‘삼일회관 보존 방안 논의 간담회’를 열고 B-04 재개발사업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안영호 의원은 재개발조합과 시민사회단체 모두의 재산상 피해를 최소화하는 상생 방안을, 강혜순 의원은 울산시와 중구청, 조합, 시민사회단체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한 해법 마련을 강조했다.

중구 B-0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추진하는 대규모 공동주택 건립 사업은 2006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2011년 조합설립인가, 2018년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2024년 12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으며, 현재 철거 준비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