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만 없는 공립 문학관”…울산문학관 건립추진위 공식 출범

박종해·양명학 공동위원장 추대 결의문 채택 등 본격 활동 돌입 “문학관, 시민·학생 위한 공공기반” 본지 2024 대담 이은 공론화 박차

2026-03-03     고은정 기자
울산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발대식이 3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공동추진위원장으로 위촉된 양명학 울산대 명예교수(왼쪽)와 박종해 울산예총 고문(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수화 기자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공립(시립·도립) 문학관이 없거나 설립 계획조차 없는 곳이 사실상 울산뿐이라는 문제의식 속에, 울산 문학인들의 숙원인 공립 울산문학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3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발대식에서는 울산 문학 자료의 체계적 보존과 시민을 위한 문학 공공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거듭 강조되며, 울산시의 인식 전환과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울산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울산문화예술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행사에서는 박종해 시인과 양명학 전 울산대 교수가 공동위원장으로 추대됐고, 추진위원 위촉장 수여와 함께 울산문학관 건립 필요성 결의문도 채택됐다. 지역 문인과 문화예술계, 언론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역 문학의 미래와 문학관 건립의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울산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발대식이 3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이충호 울산예총 고문이 울산문학관 건립 추진의 당위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수화 기자
이날 발표에 나선 이충호 전 울산예총회장(전 울산문협회장)은 ‘울산만 없는 공립(시립) 문학관’이라는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문학관 건립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문학은 한 시대의 정신문화와 삶의 흔적, 사람들의 숨결까지 담아내는 기록”이라며 “울산 지역에 흩어진 문학 사료와 작가들의 작품·기록을 모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후대에 전할 공간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문학관을 문인만의 공간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문학관은 문학박물관이자 문학전문도서관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는 문예창작을 배우는 평생교육의 공간, 학생들에게는 문학 학습과 교양을 쌓는 교육 공간이 될 수 있다”라며 “늦었지만, 이제는 울산문학관을 건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울산의 문화행정이 그동안 대규모 집객형 행사 중심으로 기울며 문학이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문학은 모든 문화예술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가장 뒤로 밀려왔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공립 문학관 건립은 도시의 문화 수준과 정신적 기반을 보여 주는 최소한의 공공 인프라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전·광주·제주 등 운영 사례와 부산·강원 등의 추진 사례를 제시하며, 타 지역 모델을 벤치마킹하면 울산 역시 현실적인 건립 방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위 경과보고에 따르면 울산문학관 건립 논의는 울산문협 고은희 회장의 취임 공약에서 출발해 2024년부터 공론화 과정을 밟아왔다. 본지는 지난 2024년 7월 ‘시립문학관은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대담을 마련해 울산문학관 건립 필요성을 공론화한 바 있다. 당시 대담에서는 울산 문학 자산의 보존과 아카이브 구축, 지역 문학의 체계적 계승을 위한 공공 문학관 필요성이 제기됐고,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후 2025년에는 학계·언론계·지역 문인이 참여한 토론회가 열려 울산문협 중심의 문학관 필요성이 공식 제기됐고, 타 지역 문학관 운영 사례 검토와 함께 전시·아카이브·교육·체험 기능을 아우르는 기본 방향도 구체화됐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문인, 학계, 문화예술인, 시민단체 등으로 참여 폭을 넓혀 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했으며, 올해 2월 발대식 준비위원회 구성에 이어 이날 공식 출범에 이르렀다. 추진위는 앞으로 울산 문학사 자료 수집 및 아카이빙 기초조사, 건립 타당성 검토, 기본구상 연구용역 추진, 부지 선정과 예산 확보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지자체 예산 반영을 위한 대응과 함께 시민 서명운동, 공론화 작업도 병행해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울산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발대식이 3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공동추진위원장으로 위촉된 양명학 울산대 명예교수와 박종해 울산예총 고문 및 울산 문학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수화 기자
박종해 추진위원장은 “울산문학관은 지역 문학인의 창작 유산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의 문화 향유권을 넓히는 공공시설”이라며 “문학이 도시의 품격과 기억을 잇는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행정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