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저출생을 말하는 또 하나의 시선, 청년 그리고 지역

2026-03-04     정음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 전국대학생네트워크 단장
정음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 전국대학생네트워크 단장

 2024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9년 만에 소폭 반등했다는 소식은 분명 반가운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인 1.43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단순한 수치의 반등에 안주하기보다는, 왜 우리 사회의 출산율이 이토록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지 청년의 시선에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청년 세대가 체감하는 저출생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부담이다. 자녀 한 명을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인식은, 출산을 '선택'이 아닌 '위험'으로 느끼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주거 문제와 고용의 불안정성은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울산과 같은 산업도시에서도 청년들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를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고 느끼며, 이러한 불안은 출산 계획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육아휴직과 각종 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눈치 문화와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로 인해 청년 세대는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기 어려운 제도'로 인식하게 되고, 이는 출산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구 문제를 단순한 통계나 정책의 문제가 아닌, 청년의 삶의 문제로 바라보고자 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와 함께 활동 중인 '인구문제를 생각하는 전국 대학생' 단원들은 저출생 문제를 청년의 언어로 풀어내고, 지역 사회와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은,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은 출산을 장려하는 메시지 이전에 청년이 느끼는 '불안'을 줄이는 데 있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 실질적으로 체감 가능한 양육 지원, 그리고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일·가정 양립 제도가 뒷받침될 때, 출산은 비로소 선택 가능한 미래가 된다.

   저출생은 청년 세대가 어떤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지와 직결된 문제다. 청년이 '이 사회에서 살아갈 만하다'고 느낄 수 있을 때, 그리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개인의 부담이 아닌 사회의 공동 책임으로 인식될 때, 출산율이라는 숫자 역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