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 첫날 추락사’…울산 북구 노인요양원, ‘방임 학대’ 업무정지
화장실 다녀오겠다며 혼자 이동 동행 등 보호·감독 의무 위반 병실창문 추락방지시설 관리 부실 관계기관 조사 후 ‘노인 학대’ 판정 요양원, 처분 불복 행정소송 제기
2026-03-09 김귀임 기자
9일 북구에 따르면 해당 요양원은 노인복지법 제39조 위반에 해당하는 방임(유기) 노인학대로 판단돼 지난 1월 7일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처분 기간은 오는 4월까지다.
사고는 지난 2024년 11월 해당 요양원에 한 노인이 처음 입소한 날 발생했다. 입소 절차를 마친 뒤 시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이 입소자는 2층 병실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다 건물 아래로 추락했다.
입소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부상이 심해 다음 날 결국 숨졌다.
당시 이 입소자는 시설 프로그램 도중 요양보호사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별도의 동행이나 관리 없이 혼자 병실로 이동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울산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다음해인 2025년 7월 1일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총 5회에 걸쳐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는 사고 당시 요양원의 입소자 보호·감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여부와 시설 안전관리 상태 등이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해당 병실 창문에는 추락 방지를 위한 잠금장치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건축법 시행령 제51조는 요양시설 등 건축물에서 추락 위험이 있는 창문이 높이 1.2m 이상이 되지 않을 경우 난간·잠금장치 등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입소 첫날이었던 만큼 입소자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이동을 관리해야 할 보호·감독 의무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됐다.
요양시설에서는 낙상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요양보호사와 입소자 간 2인 1조 관리가 원칙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점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면서 관계기관은 해당 사고를 같은 해 9월 25일 노인학대(방임)로 결론 내렸다.
이후 관련 결과가 북구에 통보되면서 행정처분 절차가 진행됐다.
이와 별개로 울산지역 병원·노인요양원 ‘노인 학대’ 신고는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의하면 올해 1~2월에만 5건의 노인 학대 신고가 들어왔다. 이외에 △2025년 신고 14건 중 학대판정 3건 △2024년 신고 27건 중 학대 판정 6건으로 집계됐다.
울산노인보호전문기관과 북구 관계자는 “추락 후 사망으로 이어진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방임 학대로 판단했다”라며 “요양시설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해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행정처분을 받은 기관은 처분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 처분의 적정성을 다툴 수 있다. 해당 요양원은 이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