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건강] 갑작스런 흉통·숨참…젊어도 ‘기흉’ 주의

[동천동강병원 박상섭 전문의_기흉의 진단과 예방]

2026-03-11     김상아 기자
박상섭 동천동강병원 흉부외과 전문의. 동강병원 제공

찬 공기와 큰 일교차는 호흡기 건강을 위협한다. 감기나 폐렴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흉통과 숨 가쁨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늘어난다. 추운 날씨 속에서 기침이 잦거나 흡연, 격한 활동 이후 가슴 통증이 갑자기 발생했다면 ‘기흉’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기흉은 비교적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예고 없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 인지와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박상섭 동천동강병원 흉부외과 전문의와 기흉의 진단과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 기흉
기흉은 폐 표면에 생긴 작은 구멍을 통해 공기가 새어 나와 폐와 흉벽 사이 공간에 공기가 차는 질환이다. 공기가 점차 늘어나면 폐가 제대로 팽창하지 못해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정상적으로 폐는 흉곽 안에서 공기 누출 없이 잘 팽창하고 수축하면서 호흡을 유지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폐에 작은 구멍이 생기면 공기가 새어 나와 폐 주변에 쌓이게 된다. 이 공기가 폐를 바깥에서 누르면서 폐가 충분히 펴지지 못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기흉이다. 쉽게 말해 풍선에 작은 구멍이 나 바람이 빠지듯, 폐가 쪼그라드는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갑자기 한쪽 가슴이 찌르는 듯 아프고 숨을 쉬기 답답해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은 단순한 근육통이나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기지만, 이런 증상이 예고 없이 나타났다면 ‘기흉’이라는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기흉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재발 가능성도 있어 정확한 이해와 적절한 대처가 중요한 질환이다.

# 증상
기흉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다. 통증은 대개 한쪽 가슴에서 시작되며, 숨을 깊이 들이마시거나 기침할 때 더 심해질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단순히 가슴이 불편한 정도로 느끼기도 하지만, 폐가 많이 눌린 경우에는 숨쉬기 자체가 힘들어지고 어지럼증이나 심한 불안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갑자기 발생했다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태
기흉은 발생 원인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뉜다. 특별한 외상이나 기저 폐질환 없이 발생하는 경우를 자연기흉이라고 한다. 자연기흉은 마르고 키가 큰 젊은 남성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폐의 윗부분에 생긴 작은 공기주머니가 터지면서 기흉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흡연은 기흉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 중 하나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흉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이 외에도 교통사고나 낙상 같은 외상, 만성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 진단
기흉의 진단은 흉부 엑스레이 검사로 시작된다. 엑스레이만으로도 폐가 얼마나 눌려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재발 위험이나 원인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CT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환자의 증상, 기흉의 크기, 과거 병력 등을 종합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기흉의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증상이 거의 없고 기흉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입원 또는 외래에서 안정을 취하며 경과를 관찰한다. 이 과정에서 폐 주변에 고인 공기가 서서히 흡수되면서 폐가 다시 펴질 수 있다. 그러나 호흡곤란이 있거나 기흉의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치료
이때 시행하는 치료가 흉관 삽입이다. 흉관은 가느다란 관을 갈비뼈 사이로 삽입해 흉곽 내 공기를 지속적으로 빼내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폐가 정상 위치로 돌아오도록 돕는다. 흉관 치료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일정 기간 입원이 필요하고 환자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다.

기흉이 반복해서 발생하거나 공기 누출이 잘 멈추지 않는 경우, 또는 직업적 특성상 재발이 큰 위험이 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의 목적은 공기가 새는 원인이 되는 병변을 제거하고, 다시는 같은 부위에서 기흉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있다. 현재는 대부분 작은 절개를 통해 시행하는 흉강경 수술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흉강경 수술은 통증과 회복 기간이 짧고 흉터가 비교적 적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중에는 폐의 약해진 부위를 절제하고, 폐와 흉곽이 잘 붙도록 유도하는 치료를 함께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재발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이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고, 재발에 대한 불안도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 예방
기흉의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은 폐 조직을 약하게 만들고 공기 누출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기흉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피해야 할 요소다. 또한 무리한 운동이나 갑작스러운 압력 변화가 생기는 활동은 일정 기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잠수, 고산 등반, 비행기 탑승 등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해야 한다.

기흉을 한 번 겪은 사람은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이전과 비슷한 가슴 통증이나 숨참이 느껴진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치료 과정은 훨씬 수월해진다.

# 당부
기흉은 갑작스럽게 발생해 재발이 쉬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대부분 좋은 예후를 보인다. 특히 수술적 치료는 재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반복되는 기흉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라는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