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학폭’ 급증, ‘지역 맞춤형’ 대응체계 서둘러야
울산 지역의 학교폭력 실태가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울산경찰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학교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이 2023년 335명에서 지난해 477명으로 2년 사이 무려 42%나 급증했다. 전국적인 증가 추세(10년 새 88% 증가)와 궤를 같이한다고는 하나, 지역 내 성장기 청소년들이 폭력의 굴레에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지역 공동체 전체가 머리를 맞댄 ‘종합 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한 시점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폭력의 ‘지능화’와 ‘다양화’다. 과거의 학교폭력이 주로 주먹다짐 형태의 신체 폭력이었다면, 최근에는 성범죄와 명예훼손, 사이버 괴롭힘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특히 명예훼손·모욕 검거 인원이 2년 전 9명에서 지난해 50명 수준으로 폭증한 점은 주목해야 한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무대로 한 비대면 괴롭힘은 증거 확보가 어렵고 24시간 내내 피해자를 고립시킨다는 점에서 그 잔혹성이 더하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까지 가세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검거 인원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학교폭력의 저연령화는 곧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그만큼 무뎌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놀이’와 ‘범죄’를 구분하지 못하는 초등 단계에서부터의 철저한 예방 교육이 없다면, 중·고교 과정에서의 사법적 처벌은 ‘사후약방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갈수록 늘고 있는 ‘학폭’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2026학년도 대입부터 모든 전형에 학폭 이력을 의무 반영하도록 하는 등의 근절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입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가해자 측의 ‘끝장 소송’이 늘어나면서 정작 피해 학생의 보호와 관계 회복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부작용도 감지된다. 경찰의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을 도입하고 수사 전문성을 높이고 있지만, 사법적 접근만으로는 아이들의 일상을 온전히 되돌릴 수 없다.
결국 해답은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협력에 있다. 울산시교육청과 경찰, 지역 지자체가 함께하는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가 작동해야 한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인력을 확충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교육청의 ‘교육력 회복 지지 대화모임’과 같은 상담 프로그램을 지역 복지 인프라와 연계해 내실화해야 한다. 보다 촘촘하고 실효성 있는 ‘울산형 학교폭력 근절 대책’이 마련되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