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건물서 화재가?…드론·로봇 첨단장비 진압 맹활약

[현장] 울산 2026 레디 코리아 훈련

2026-03-25     심현욱 기자
25일 울산 남구의 주상복합건물에서 가스폭발로 인한 외벽 화재 발생을 가정한 2026년 READY Korea 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소방·경찰·군 관계자들이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지난해 화재로 161명이 숨진 홍콩 웡 푹 코트 아파트보다 더 높은 울산 남구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한 훈련 상황이 부여됐다. 35층(151m) 규모의 이 건물 외벽은 가연성 외장재인 알루미늄패널로 이뤄져 화염은 외벽을 따라 상층부로 빠르게 확대됐고, 강풍으로 옆 건물까지 불이 옮겨붙으며 큰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이 펼쳐졌다.

25일 오후 2시, 남구의 한 고층 주상복합건물 1층 상가에서 가스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곧 지역 소방서의 펌프차, 구급차 등 초기대응 선착대가 화재 현장에 도착했고, 소방대응 1단계가 발령돼 긴급구조통제단이 가동됐다.

울산소방본부는 드론을 띄워 화재 현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드론의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제차 모니터에 전송되는 영상은 건물 구조, 화점 위치, 연기 확산 방향 등 상황을 전달했다.

불은 건물 외장재를 따라 수직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상황, 게다가 강한 바람으로 옆 동 건물까지 불이 옮겨붙었다. 또한 지하 주차장에서는 전기차 화재마저 발생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소방력이 총동원됐다.

지난 2020년 발생한 남구 고층주상복합건물 화재를 계기로 도입된 70m급 굴절사다리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무인파괴 방수차를 비롯한 각종 장비들이 집결했다.

25일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남구 둔치에서 고층건축물 가스폭발로 인한 외벽 화재 발생을 가정한 2026년 READY Korea 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무인 소방로봇을 이용한 화재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소방본부 특수대응단에서 운용하는 정찰로봇개(아톰)이 화재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정찰로봇개, 소방로봇 등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로봇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울산소방 특수대응단에서 운용 중인 정찰로봇개(아톰)은 화재 현장에 우선 진입해 유해 물질을 탐지하고 현장 영상을 전송했다. 로봇개는 이번 훈련뿐 아니라 이날 오전 남구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신고 건에도 출동하는 등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공단이 산재한 울산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이고 있다.

이어 영남119특수구조대에서 운용 중인 무인소방로봇은 강한 불길 속으로 들어가 고온을 뚫고 물을 분사했다. 대당 30억원 수준으로, 최대 800도의 고열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이 장비는 지난 1월 현대자동차가 기증으로 도입됐다.

로봇 장비를 운용하는 각 소방대원들은 안전한 지역에서 로봇의 카메라가 전송하는 영상을 보며 원격 조종했다.

이날 진행된 2026 레디 코리아 훈련은 고층건축물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와 대형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는 재난 상황에 대비해 관계기관 간 현장 대응 역량과 협업체계를 종합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훈련은 고층건축물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가 수직 확산되고, 다수 인명 고립과 연기 확산, 전력·가스 차단, 주민 대피, 응급구조가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울산시와 행정안전부·남구가 공동 진행했으며 소방·경찰·군·한국전력·경동도시가스·적십자사 등 39개 기관과 700여명의 단체 관계자가 참여했다.

울산지역에는 30층 이상 고층건축물이 44단지 176개 동이 있는데, 이 가운데 8단지 17개 동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고 있어 경각심이 요구된다. 지난 2020년 남구의 한 고층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또한 가연성 외장재로 인해 순식간에 불이 옮겨붙어 대형화재로 이어지기도 했다.

울산시는 이번 레디 코리아(READY Korea) 훈련을 통해 고층건축물 재난에 대한 기관별 대응 역량을 높이고, 민·관 협업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서남교 행정부시장은 “이번 훈련은 고층건축물 대형화재에 대비해 민·관이 함께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훈련”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재난 대응 역량을 높이고 재난에 강한 안전도시 울산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