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익장 형제도 목발 러너도 ‘완주의 기쁨’

[태화강 국제마라톤 이모저모]

2026-03-29     윤병집 기자
태화강 마라톤에 참가한 안정호(48) 씨와 그의가족들이 ‘아빠·엄마·아들1·아들2’라고 프린트된 옷을 맞춰 입고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000여 마라토너의 참가 속에 제23회 태화강국가정원마라톤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42.195㎞ 남녀 풀코스에서 신정식·임태현 두 철인이 결승 라인을 가장 먼저 통과하면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울산매일신문UTV가 주최·주관한 이번 대회는 지난 28일 오전 태화강국가정원 야외공연장에서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대회 관계자 등 7,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윤종오 국회의원, 이성룡 울산시의회 의장, 김영길 중구청장,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내빈들이 자리해 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대회 결과 신정식이 남자부 풀코스에서 2시간 38분 19초, 임태현이 여자부 풀코스에서 3시간 19분 37초의 기록으로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하프코스는 남자부에서 김희복가 1시간 14분 57초, 여자부에서는 전은정이 1시간 32분 14초로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단체상 수상은 총점 297점을 기록한 울산농협에게 돌아갔다. 2위는 207점의 일진에이테크(주)&일진기계, 3위는 200점의 달리는사람들, 4위는 182점의 CRC·킬로미터·와이런, , 5위는 168점의 금양그린파워㈜가 수상했다. 코스별로 1인당 5㎞는 1점, 10㎞·하프는 3점, 풀은 5점이 부여됐다.

이날 마라톤 참가자들 중에서는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많았다. 태화강 마라톤에 참가한 안정호(48) 씨는 이날 특별한 의미를 안고 출발선에 섰다. 평소 혼자 달리기를 즐기던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마라톤에 도전했다.

이날 안 씨 가족은 등 뒤에 ‘아빠·엄마·아들1·아들2’라고 프린트된 옷을 맞춰 입고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주말마다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았지만, 한 달 전부터 5㎞씩 함께 뛰면서 호흡을 맞췄다”라며 “기록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함께 완주하는 게 가장 큰 목표고, 같이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목발을 짚고 마라톤 대회에 도전한 유호성 씨가 5㎞ 마지막 주자로 느리지만 완주를 목표로 한발 한발 신중하게 나아가고 있다. 이수화 기자
오른쪽 다리가 없는 지체장애인 유호성 씨의 외발 투혼도 큰 화제가 됐다. 유 씨는 양팔의 목발과 왼쪽 다리로만 몸을 지탱해 약 1시간 40분 만에 5㎞를 완주해냈다.

그는 “몇 년 전 병으로 오른쪽 다리 허벅지까지 절단해야 했다. 지체장애인으로 살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마라톤을 처음 해보게 됐다”라며 “다른 마라톤 대회랑 달리 도로 통제가 없어서 저 같은 지체장애인도 충분히 참가하기 좋은 대회랑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완주 시간이 1시간으로 제한돼 있어 나중에 길을 통제하던데, 이런 부분을 조금 완화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울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인 법인 ‘해울이해상풍력발전’에서는 영국 국적의 엔지니어 4명이 대회에 참가해 태화강변을 뛰었다. 가운데는 이날 하프코스에서 6위로 입상한 에드워드 몰리노 씨.
김두겸 울산시장이 울산 해외 우호협력도시인 일본 구마모토시 참가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몽골, 일본, 필리핀, 아프가니스판, 미국, 영국, 중국 등 7개국의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참가해 국제대회의 명성을 드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울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인 법인 ‘해울이해상풍력발전’에서는 영국 국적의 엔지니어 4명이 대회에 참가해 태화강변을 뛰었다. 2022년 2월 전기사업 허가를 받은 해울이해상풍력은 2026년 상반기 부유식 해상풍력 고정가격 계약 경쟁 입찰에 참여 예정이다.

하프코스에서 6위로 입상한 에드워드 몰리노 씨는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뛸 수 있어서 정말 좋은 하루였다. 보통 중공업 도시라곤 상상하기 어려운 환경을 지닌 것 같다”라며 “한국 여러 지역을 다니지만 울산은 타 지역보다 확실히 사람과 사람 간에 친근함이 더 있는 것 같아 보여 좋다”라고 말했다.

또 울산시와 우호협력도시 결연을 맺은 구마모토시 대표단 4명도 이날 하프, 10㎞, 5㎞ 코스를 뛰며 구마모토 홍보에 나섰다.

900회 완주에 성공한 장재근 참가자가 회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마라톤클럽 소속 장재복(66)·장재근(63) 형제는 올해도 함께 풀코스를 완주하며 형제 마라토너의 저력을 알렸다. 동생 장재근씨는 이번 대회 완주로 지난해 풀코스 800회에 이어 올해 900회를 완주를 해내며 노익장을 선보였다.

장 씨의 다음 목표는 1,000회 완주를 태화강국제마라톤대회에서 이뤄내는 것.

장재근 씨는 “2년 후 이 대회에 다시 참가해 태화강변을 따라 봄바람을 만끽하면서 1,000회를 달성하고 싶다”라며 “1,000회를 끝으로 풀코스는 은퇴하고 몸관리하면서 천천히 뛰려 한다”라고 전했다.

5km에 참가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씨는 지난 대회에 이어 올해도 참가자들과 함께 달리며 희망과 용기를 줬다.

이봉주 씨는 2020년 근육긴장이상증이란 희소병을 앓아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하다, 지난해부터 대회 5㎞를 뛰기 시작했다.

이 씨는 “울산에 오면 사람들이 늘 자기 일처럼 걱정해주고 응원해준 덕에 매년 조금씩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 늘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울산을 찾게 돼”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2022년부터 대회에서 팬사인회를 진행하면서 마라토너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날 팬사인회에서도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여전한 인기를 보여줬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울산시회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부상 방지 컨디셔닝 케어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제공
춘해보건대학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이 마라톤 참가자들과 시민들을 위해 심폐소생술과 코스안내, 안전지킴이 활동을 진행했다. 춘해보건대 제공
제23회 태화강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린 지난 27일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야외공원장 일원에서 울산농협 관계자들이 참가자들에게 배즙을 나눠준 뒤 김두겸 울산시장, 이종삼 중앙농협 울산본부장, 백창훈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울산농협은 단체상 1위를 수상했다. 최지원 기자
이밖에도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울산시회가 전문적인 부상 방지 컨디셔닝 케어 서비스를, 춘해보건대학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이 심폐소생술과 코스 안내, 안전지킴이 활동을 진행했다. 울산농협은 마라톤 참가자와 시민들에게 울산 지역 특산품 배를 활용해 지역 농가와의 상생 의미를 담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보배과즙’ 2,000개를 나눠주는 나눔행사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