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익장 형제도 목발 러너도 ‘완주의 기쁨’
[태화강 국제마라톤 이모저모]
2026-03-29 윤병집 기자
42.195㎞ 남녀 풀코스에서 신정식·임태현 두 철인이 결승 라인을 가장 먼저 통과하면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울산매일신문UTV가 주최·주관한 이번 대회는 지난 28일 오전 태화강국가정원 야외공연장에서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대회 관계자 등 7,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윤종오 국회의원, 이성룡 울산시의회 의장, 김영길 중구청장,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내빈들이 자리해 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대회 결과 신정식이 남자부 풀코스에서 2시간 38분 19초, 임태현이 여자부 풀코스에서 3시간 19분 37초의 기록으로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하프코스는 남자부에서 김희복가 1시간 14분 57초, 여자부에서는 전은정이 1시간 32분 14초로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단체상 수상은 총점 297점을 기록한 울산농협에게 돌아갔다. 2위는 207점의 일진에이테크(주)&일진기계, 3위는 200점의 달리는사람들, 4위는 182점의 CRC·킬로미터·와이런, , 5위는 168점의 금양그린파워㈜가 수상했다. 코스별로 1인당 5㎞는 1점, 10㎞·하프는 3점, 풀은 5점이 부여됐다.
이날 마라톤 참가자들 중에서는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많았다. 태화강 마라톤에 참가한 안정호(48) 씨는 이날 특별한 의미를 안고 출발선에 섰다. 평소 혼자 달리기를 즐기던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마라톤에 도전했다.
이날 안 씨 가족은 등 뒤에 ‘아빠·엄마·아들1·아들2’라고 프린트된 옷을 맞춰 입고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주말마다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았지만, 한 달 전부터 5㎞씩 함께 뛰면서 호흡을 맞췄다”라며 “기록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함께 완주하는 게 가장 큰 목표고, 같이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몇 년 전 병으로 오른쪽 다리 허벅지까지 절단해야 했다. 지체장애인으로 살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마라톤을 처음 해보게 됐다”라며 “다른 마라톤 대회랑 달리 도로 통제가 없어서 저 같은 지체장애인도 충분히 참가하기 좋은 대회랑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완주 시간이 1시간으로 제한돼 있어 나중에 길을 통제하던데, 이런 부분을 조금 완화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울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인 법인 ‘해울이해상풍력발전’에서는 영국 국적의 엔지니어 4명이 대회에 참가해 태화강변을 뛰었다. 2022년 2월 전기사업 허가를 받은 해울이해상풍력은 2026년 상반기 부유식 해상풍력 고정가격 계약 경쟁 입찰에 참여 예정이다.
하프코스에서 6위로 입상한 에드워드 몰리노 씨는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뛸 수 있어서 정말 좋은 하루였다. 보통 중공업 도시라곤 상상하기 어려운 환경을 지닌 것 같다”라며 “한국 여러 지역을 다니지만 울산은 타 지역보다 확실히 사람과 사람 간에 친근함이 더 있는 것 같아 보여 좋다”라고 말했다.
또 울산시와 우호협력도시 결연을 맺은 구마모토시 대표단 4명도 이날 하프, 10㎞, 5㎞ 코스를 뛰며 구마모토 홍보에 나섰다.
장 씨의 다음 목표는 1,000회 완주를 태화강국제마라톤대회에서 이뤄내는 것.
장재근 씨는 “2년 후 이 대회에 다시 참가해 태화강변을 따라 봄바람을 만끽하면서 1,000회를 달성하고 싶다”라며 “1,000회를 끝으로 풀코스는 은퇴하고 몸관리하면서 천천히 뛰려 한다”라고 전했다.
이봉주 씨는 2020년 근육긴장이상증이란 희소병을 앓아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하다, 지난해부터 대회 5㎞를 뛰기 시작했다.
이 씨는 “울산에 오면 사람들이 늘 자기 일처럼 걱정해주고 응원해준 덕에 매년 조금씩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 늘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울산을 찾게 돼”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2022년부터 대회에서 팬사인회를 진행하면서 마라토너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날 팬사인회에서도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여전한 인기를 보여줬다.